이재명 “투표지 한 장의 가치 6700만원…사드 사는 데 쓸 건가”

입력 2022-03-04 14:0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강원 홍천군 꽃뫼공원 앞에서 열린 '태백산맥은 이재명이다!'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사전투표 첫날인 4일 “대선 투표지 한 장의 가치가 6700여만원인데, 제대로만 쓰면 우리 삶이 좋아진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강원도 홍천 꽃뫼공원 유세에서 “대통령이 5년 동안 쓰는 예산을 유권자 수로 나눠봤더니 대선 투표지 한 장의 가치가 6787만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투표의 가치를 언급하며 역대 보수 정권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4대강 만들고 방위 비리 저지르고, 해외자원사업을 한답시고 물이 90%인 우물 유전을 몇 조씩 주고 사서 결국 1000억원에 되팔았다”며 이명박정부의 실정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를 겨냥해 “잘못 맡기면 우리를 위해 쓸 엄청난 예산이 4대강을 다시 만들거나 경제를 나쁘게 하는 사드를 만들거나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홍천군 예산을 홍천 군민으로 나누면 아마 5년 동안 한 4000만~5000만원 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엄청난 돈”이라며 “그 돈들이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홍천 지역사회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농민들이 농촌기본소득받아서 농촌에서도 아이 낳고 살 수 있도록 표를 행사해 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단일화를 직접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았다. 다만 ‘정치교체’를 언급하며 야권 단일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후보는 “힘을 합치면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데 딱하나 부족한 게 있다. 정치가 엉망”이라며 “꼭 덜 나쁜 것을 찍어야 하고, 제3의 선택을 해 봐야겠는데 꼭 둘 중에 하나만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 정치인들도 상대가 못하면 나한테 기회가 오기 때문에 내가 잘하는 것보다는 국민의힘처럼 상대의 발목을 잡는 게 더 심하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와 안 대표의 단일화로 사실상 제3의 선택지가 사라진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정치교체와 통합정부의 꿈은 이재명이 대통령 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며 “제3의 선택이 가능해야 정치 경쟁이 잘하기 경쟁을 하는데,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선의의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정치, 소위 새 정치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래서 약속드린다. 정치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저는 정치개혁을 통해서 정치교체를 할 것”이라며 “진영과 이념을 가리지 않고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함께하는 대통합 국민정부를 확실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홍천=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