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서 “안 대표는 단일화로 사퇴하셨지만 이것은 철수한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를 해서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진격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로 사퇴한 안 대표가 또 ‘철수’ 프레임에 갇히지 않도록 치켜세운 것이다. ‘아름다운 단일화’ 모습을 연출해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윤 후보는 이날 부산 사상구 유세에서 “어제 아침 안 대표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서 전격적으로 단일화를 성사시켰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단일화에 따른 사퇴는) 안철수의 진격”이라며 “국민의힘도 그동안 가지고 있던 정치 철학과 가치의 외연을 더 넓혀서 국민을 더 잘 모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과 물밑 협상을 벌이는 등 단일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고마움도 숨기지 않았다. 윤 후보는 “단일화 과정에서 사상의 아들 장 의원이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서로 간에 가질 수 있는 불신을 제거하고 저와 안 후보가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사상구는 장 의원 지역구다.
윤 후보는 사하구 유세에서는 “작년 딱 오늘 2021년 3월 4일에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 법치, 정의, 상식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더 볼 수가 없어서 검찰총장을 하다가 사퇴했다”며 “제가 야당의 대통령 후보로서 이렇게 (총장직에서) 사퇴한 지 1년 만에 선거를 닷새 앞두고 부산시민 앞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마침 오늘이 사전투표 시작일”이라며 “여러분이 투표로 심판해주셔야 여러분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것이고 이 나라가 바뀐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앞서 부산 남구청 사전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윤 후보는 투표를 마치고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전투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서 이 정권을 교체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국민들께서 사전투표에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부산에서 사전투표를 한 것에 대해서는 “오늘 일정이 부산 쪽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구청 투표소는 제가 20여년 전에 부산에 근무할 때 살던 동네라서 감회가 새롭다”고도 말했다.
윤 후보는 유엔기념공원에 대해 “자유의 국제 연대를 상징하는 세계사적인 장소”라며 “우리나라도 앞으로 국제적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안 대표의 사퇴를 “철수가 아닌 진격”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윤 후보와 안 대표의 합동 유세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오늘 중으로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산=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