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외식비 급등에 5개월째 3%대 물가… 5년만 대책회의 개최

입력 2022-03-04 11:16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3.7% 상승하며 다섯 달 연속 3%대 오름세를 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인한 국제유가 폭등과 외식 등 서비스 가격의 상승이 영향을 끼쳤다. 정부는 5년 만에 물가장관회의를 열고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1년 전보다 3.7% 상승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10월(3.2%) 이후 다섯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와 연동되는 석유류 등 공업제품의 급등이 물가를 자극했다. 공업제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2% 올랐다. 휘발유(16.5%)와 경유(21.0%), 등유(31.2%), 자동차용 LPG(23.8%)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연이어 치솟는 국제유가에 영향을 받았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116달러를 돌파, 2008년 9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외식 등 개인 서비스 물가는 4.3% 올랐다. 특히 실생활에서 체감되는 외식 물가는 6.2% 상승했다. 2008년 12월 이후 13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집세(2.1%)와 공공서비스(0.9%)를 포함한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3.1%로 나타났다. 다만 농축수산물은 1.6% 상승하며 지난달(6.3%)에 비해 오름폭이 줄었다.

장기적 물가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근원물가지수(농산물·석유류 제외)도 3.2% 오르며 두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였다.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항목을 추린 생활물가지수는 4.1% 올랐다.

정부는 이날 5년 만에 물가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물가 상황을 점검했다. 회의를 주재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다음 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7월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국제유가가 지금보다 상승해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유류세를 추가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분쟁에 가격·수급 불안이 생길 수 있는 품목에 할당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대외 요인의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고 생활물가의 절대 안정을 위해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