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3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둘이 대면 담판을 하자고 제안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가 “이 전쟁을 멈출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를 공격하지 않는다. 공격할 계획도 없다. 우리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가? 우리 땅을 떠나달라”고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협상을 위해 나와 함께 앉자. 다만 30m나 떨어져 앉지는 말고”라고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이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해외 정상이나 러시아 관료들과 대면 회의를 할 때 6m 길이의 긴 탁자 양 끝에 떨어져 앉는 것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물지 않는다. 당신은 무엇을 무서워하는가”라면서 “어떤 말이라도 총탄보다 더 중요하다”고 회동을 촉구했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대표단은 이날 2차 회담에서 민간인의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개설과 통로 주변 휴전에 합의했다. 대표단은 “인도주의 통로 운영을 위해 조만간 특별 연락·조율 채널을 구성할 것”이라며 “다음 주에 3차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