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제기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 “별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가 마음에 안 드는 점도 있다”면서도 “힘든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있고, 일을 잘 하는 사람”이라며 지지 이유를 밝혔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밤 MBC ‘100분 토론’에서 국민의힘 측 토론자로 출연한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과 입씨름을 벌였다. 원 본부장은 유 전 이사장에게 “대장동 같이 공권력이 수용한 토지를 민간업자에게 교묘하게 넘겨줘서 1조원 가까운 수익을 안겨주고도 ‘단군 이래 최대 업적이다’ ‘환수했다’고 주장하다가 이게 위증이냐 아니냐 대법원까지 갔다”고 지적했다.
유시민 “정치 공세일 뿐…고의적 범죄 사실 없어”
원 본부장은 또 “(이 후보는) 무죄 판결 받아서 살아 돌아오고. 거기에 대한 위증을 논의하는 문건이 최근에 제 손에 들어와 또 문제가 됐다”며 “이 후보에 대한 좋은 지지가 나오는 게, 경기도지사 때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저는 동의 못한다”고 언급했다.그러자 유 전 이사장은 “저는 별문제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후보가 그걸 누구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사업을 설계했다는 건 정치 공세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원 본부장은 “대장동 관련해서는 아직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질문 공세를 이어가려 했지만 유 전 이사장은 “저한테 물어봤자, 저는 언론에 보도된 거 말고는 정보가 하나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원 본부장은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 관련 의혹도 꺼내 들었다. 그는 “부인(김혜경씨)이 도지사 법인카드를 마음대로 쓰고, 전담 비서 둔 거는 불법 아니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경기지사) 업적이라고 보는 거냐. 경기지사 업적 때문에 지지가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캐물었다.
유 전 이사장은 다시 “저한테 물어봐도 제가 아는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처음 지사가 됐을 때, 첫 번째 한 조사에서 도정 수행 지지율이 30%대였다. 그게 2년 걸려서 60%가 됐다. 3년 차 됐을 때 70%까지 됐다. 도민들이 잘했다고 한 거다. 제가 아는 건 그 정도 선이다”라고 덧붙였다.
원 본부장은 “경기도지사 업적이 (대통령)국정 능력으로 이어질 거라고 하는데, 그 여론조사 지지율이 다른 국민들에게 왜 안 먹혔겠느냐”며 “그건 대장동 개발 의혹과 법인카드 문제 때문이라고 본다”고 물고 늘어졌다. 그러면서 “대장동 주범들이 700억원, 1000억원씩 왔다갔다 하는 걸 알고, (김혜경씨가) 법인 카드 쓰는 거 알았으면 (이 후보에 대해)좋은 평가를 했겠냐. 그게 혹시 분식회계와 비슷하게 꾸며진 업적이라고는 생각 안 해봤냐”고 했다.
이에 유 전 이사장은 “세상에는 생각과는 다른 일들이 많다. 밖으로 알려진 사건이 있을 때 실제가 그것과 다른 경우가 많다”며 “제가 아는 범위에서 이 후보가 도지사 시절에 했던 건 이런저런 문제 제기를 받을 수 있지만, 공직자가 되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정도의 고의적인 범죄 사실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李, 괴물로 묘사…어려운 사람 처지 알고 일 잘해”
유 전 이사장은 마지막 순서로 ‘유권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이 후보 아니면 윤 후보가 당선될 텐데, 어느 분이 당선되어도 ‘나의 대통령’으로 받아들여야지 하고 애쓰고 있다. 그래도 ‘이재명이 더 낫지 않나’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이유는 이 후보가 언론에서 괴물로 묘사됐던 적이 있다. 진짜 어렵게 살아와서 어려운 사람들 처지를 잘 안다. 저는 그런 점이 좋다”며 “그리고 일을 잘 한다. 사위나 남편 고르는 거 아니지 않냐. 일할 사람 찾는 건데. 일 잘하는 사람이 최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힘든 사람들에 대한 연민의 정이나 따뜻한 마음이 있고. 마음먹은 일을 요령 있게 하는 일 잘 하는 사람”이라며 “이 후보가 마음에 안 드는 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점 두 가지가 좋아서 마음이 쓰이고 이런 토론도 나와서 말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