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에서 숨진 러시아 군인 유족들에게 전사자 1인당 한화 7000만 원 이상의 보상금을 지불하겠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아울러 러시아는 ‘네오(신)나치주의자’들과 싸우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다고 정치 선전에 나섰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국가 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사한 군인의 유족과 부상한 군인에 대한 보상금 액수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과정에서 숨진 군인 가족들에게 법으로 정해진 보험금과 위로금을 합쳐 742만 루블(현재 환율로 약 7600만 원)의 보상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부상한 군인들에게는 300만 루블(약 3000만원)씩의 보상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러시아 군인들의 사기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에 참여한 러시아 군인 498명이 숨지고 1597명이 부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에선 러시아 군인 사망자만 7000명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선 중동 출신 외국 용병들을 포함해 ‘민족주의자’와 ‘신나치주의자’ 부대들이 러시아군과 싸우고 있다”며 “이들이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반러 친서방 노선을 걷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정권을 신나치주의 정권이나 민족주의자들의 정권이라고 불러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을 민족주의자나 신나치주의자들의 조직이라고 칭하고 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에선 우리 병사와 장교들이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주민들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와 탈군사화를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그들은 또 바로 우리 국경 근처에서 서방이 수년 동안 육성한 반러시아 세력이 핵무기 등으로 우리를 위협하지 않도록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군인들을 포위한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함께 수류탄으로 자폭해 숨진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출신 누르마고메드 가드쥐마고메도프 중위에게 영웅 칭호를 수여했다.
그는 “가드쥐마고메도프 중위는 포로들을 조롱하고 야만적으로 살해하는 신나치주의자들에 맞서 자폭을 선택했다”며 자신은 러시아인이지만 다게스탄 출신 청년의 이 같은 영웅적 행동 사례를 보면서 “나도 다게스탄인, 체첸인, 오세티아인, 타타르인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고 했다.
또 “300여 개에 달하는 러시아의 민족 집단은 일일이 다 일컫기가 어렵다”면서 “다민족 러시아 국민의 일원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