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력검사 자료 공개…민주당 “병역기피” vs 국힘 “헛발질”“

입력 2022-03-03 20:12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오른쪽)과 국민의 힘 전주혜 의원이 3일 오후 국회 법사위원장실 앞에서 이재명 후보의 범죄수사 경력과 윤석열 후보의 부동시 관련 자료 동시 열람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과거 범죄 수사경력과 윤석열 대선 후보의 시력검사 자료 등을 나란히 열람했다.

윤 후보는 1994년 검사 임용과 2002년 재임용 당시 좌우 양안 시력 차이가 각각 0.2, 0.3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윤 후보의 부동시 의혹과 관련해 법무부가 제출한 자료를 열람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민주당 간사 박주민 의원이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1994년 윤 후보가 검사로 임용됐을 때 제출된 채용 신체검사서와 2002년 재임용 당시 채용 신체검사서 두 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라매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아 제출한 1994년 신체검사서에는 시력이 좌 0.7, 우 0.5로 표시돼있으며, 강남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은 2002년 재임용 당시 자료에는 좌 0.9, 우 0.6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앞서 민주당이 제보받아 공개한 시력 수치와 일치한다”며 “윤 후보가 1982년 신검 땐 양 눈 시력 차가 0.7(좌 0.8, 우 0.1)이었는데 이후 0.2~0.3으로 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1982년 병역검사 때 좌우 시력 차가 0.7이고 양 눈의 디옵터(굴절도) 차이가 2.00 이상이어서 ‘부동시(양안의 시력 차이)’를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바 있다.

민주당은 “(1982년의) 시력 차가 0.7에서 (1994년과 2002년엔) 0.2~0.3으로 변했다. 병역 기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거짓 진단서를 발급받았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출신 이용빈 국회의원이 2월 20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부동시 병역기피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국민의힘 측에선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일반 시력 차만 있지, 디옵터 차이 값은 없기 때문에 유의미한 수치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법사위 소속인 전주혜 의원은 “1982년 당시 기준, 양 눈의 디옵터 차이가 2.00 이상 나고 오른쪽 시력이 나쁘면 군 면제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옵터라는 건 단순한 신체검사로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조절마비 검사, 굴절도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데, 검사 임용 검사 땐 하지 않았다”며 “이걸로 윤 후보의 부동시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건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왜 윤 후보의 시력 차가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검사 정확도 문제일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신체검사 땐 숟가락으로 눈을 가리고 시력을 검사하는 식이기 때문에 그날 컨디션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2019년 검찰 총장 임명 당시 진행한 신체검사에선 윤 후보의 양 눈 디옵터 차이가 여전히 2.00을 넘고 오른쪽 시력이 안 좋게 나온다”며 “1982년 기준으론 현재도 군 면제 대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덕분에 부동시 논란이 명확히 정리됐다”며 “민주당은 아무리 대선 패색이 짙다고 해도 의학적 결과마저 무시하는 낯 뜨거운 헛발질을 멈추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날 부동시 자료와 함께 공개됐던 이 후보의 수사경력자료에선 기존에 알려졌던 전과 4건과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성남FC 후원금 의혹 1건, 과거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1건 등 총 6건이 전부인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전 의원은 “경찰청에서 직접 제공한 자료가 아니라 이 후보가 개인적으로 신청해 받은 자료”라며 “일정 범주만 수사 기록을 받은 건 아닌지 알 수 없다”고 자료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박 의원은 “경찰이 가진 자료는 이게 전부라고 경찰도 오늘 함께 입회해 확인해줬다”며 “도대체 무슨 범죄가 더 있을 거라고 상상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