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헬기와 전투기가 일본과 스웨덴 영공을 잇달아 침범했다. 일본 정부는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했고, 스웨덴 공군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3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지난 2일 오전 10시 23분쯤 홋카이도 네무로 반도 앞바다의 일본 영공에 러시아 추정 헬기 한 대가 일본 영공을 침범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항공 자위대 전투기는 이에 긴급발진해 대응했고, 헬기는 일본 영공에서 수십 초간 머물다가 떠났다.
방위성은 해당 헬기가 러시아 남단 쿠릴열도에서 남하한 점과 비행경로 등을 볼 때 러시아 소속 헬기라고 파악했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영공 침범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러시아 정부에 엄중하게 항의하면서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말했다. 방위성은 영공 침범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러시아 전투기의 영공 침범은 일본에 그치지 않았다. 스웨덴군도 같은 날 러시아 전투기 4대가 스웨덴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스웨덴군은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Su)-27 두대와 Su-24 두 대가 발트해 고틀란드섬 동쪽 스웨덴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칼 요한 에드스트륌 스웨덴 공군 참모총장은 “러시아 측의 전문적이지 못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현 상황에 비춰 이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러시아를 규탄했다.
이번 영공 침범은 이날 스웨덴군과 이웃 나라 핀란드군이 고틀란드섬 서쪽에서 양국 전함과 전투기들이 참여하는 합동 군사훈련을 한 직후 발생했다.
러시아가 이들 국가의 영공 침범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본과 스웨덴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제재 조치를 했기에 이에 대한 항의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스웨덴은 지난 28일 자국 영공에서 러시아 항공기 운항을 금지했다. 지난 27일에는 우크라이나에 대전차 무기 5000개를 포함한 군사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 정부도 지난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지도부 6명 개인과 중앙은행 등에 대한 제재를 공식 발표했다. 일본 외무성이 공개한 제재 대상에는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지도부 6명이 올랐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