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현대건설이 또 코로나19에 당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선수 엔트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이미 ‘코로나 브레이크’ 이후 이어진 빡빡한 일정으로 체력과 경기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또 악재를 만나게 된 셈이다. 순연 경기로 인해 또 일정이 빠듯해질 것으로 보여 향후 ‘봄 배구’도 비상이다.
현대건설은 3일 선수단 내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5명 나왔다고 밝혔다. 기존 3명에 더해 5명이 추가되면서 19명 중 총 8명이 확진됐다. 이에 따라 한국배구연맹(KOVO)의 리그 정상 운영 기준인 12명의 선수 엔트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예정된 경기가 순연됐다. KOVO는 현대건설의 4일 GS칼텍스전, 8일 페퍼저축은행전, 11일 흥국생명전이 순연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시즌 ‘최강’ ‘독주’ ‘무적’ ‘연승’ 등의 화려한 수식어로 불리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던 현대건설을 무너뜨린 건 다름 아닌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 이후 번번이 발목을 잡히는 악재가 이어졌다.
코로나19로 V리그 여자부가 일시 중단된 뒤 재개되면서 강행군이 이어졌다. 모든 팀이 밀린 경기로 일정이 빠듯해졌지만, 특히 현대건설이 심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2일 IBK기업은행에 승리하며 여자부 최다연승인 15연승을 작성했지만, 바로 다음날인 23일 한국도로공사전을 치렀다.
리그 재개 후 2연전을 치른 건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더군다나 경기도 수원 홈경기를 치렀다가 곧장 경북 김천 원정까지 가는 부담도 더해졌다. 결국 현대건설은 도로공사에 0대 3으로 힘없이 패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틀 뒤 바로 KGC인삼공사전을 치렀다. 이 역시 대전 원정이었다. 현대건설은 2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체력이 바닥나면서 3세트를 내주며 역전패했다. 5세트까지 경기가 진행되면서 체력부담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위 한국도로공사 역시 비슷하게 강행군을 치렀지만 2일 연속 경기를 치르진 않았다. 리그 재개 후 2월 21일(대전 원정), 23일(김천 홈), 27일(김천 홈) 경기가 있었다. 홈경기 2경기 붙어있어 이동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와 또 다시 순연되면서 남은 일정도 험난할 전망이다. 밀린 경기를 단기간에 치러야 해 체력부담이 크다. 코로나19 회복 후 곧장 경기를 치러야 해 컨디션이 올라올지도 미지수다. 자칫 포스트시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고심이 깊어졌다.
현대건설은 2019-2020 시즌에도 코로나19 악연이 있었다. 당시 코로나19로 초유의 리그 조기 종료사태를 맞으면서 1위를 달리던 현대건설은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해 우승 타이틀 없이 허무하게 시즌을 마쳤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