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반대에도…일본인 70명 “우크라 위해 싸우겠다”

입력 2022-03-03 17:29
러시아 침공 대비 훈련하는 우크라 정부군과 의용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의용군을 모집하자 일본인 약 70여명이 이에 지원했다. 반면 일본 정부 측은 자국민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은 일본인 남성 70여명이 지난 1일 우크라이나 정부의 외국인 의용군 모집에 지원했다고 2일 보도했다. 일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따르면 지원자 중 50명가량은 전직 자위대원이고, 2명은 과거 프랑스 외국인 부대 복무자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위터 등을 통해 자원봉사자로 의용군을 모집한다고 홍보하면서 보수를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전화 문의는 있었다”면서도 지원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고 마이니치는 설명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자국민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에 반대하고 있다. 마츠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인의 우크라이나 외국인 의용군 지원에 대해 알고 있다며 “일본 외무성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피령을 내렸다. 정부는 방문 목적에 상관없이 모든 우크라이나 여행을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도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주일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일본인의) 외국인 의용군 참가를 촉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목적을 불문하고 우크라이나에 가는 것을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의용군 지원자들이 실제 우크라이나 전투에 투입될지는 일본 정부와의 조율을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실제 전투에 참여하기보다는 인도적 지원 등의 업무를 맡게 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적 상관없이 해외 의용군 지원자와 용병 중심의 ‘국제군단’(international legion)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이에 주일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트위터를 통해 지원자 모집에 나섰고,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수십 명이 자원 입대 의사를 밝혔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