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불안감의 일부 해소로 상승 마감했다. 3일 43.56포인트(1.61%) 오른 2747.08에 장을 닫았다. 한동안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심으로 매도 우세를 보이던 외국인과 기관이 본격적으로 국내 주식을 담기 시작했다. 투자자별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32억원, 2610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은 3932억원을 팔아 치웠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시장 우려보다 덜 ‘매파’적으로 발언한 점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25bp 인상 지지 의견을 밝혔다. 이는 시장에 부합하는 숫자다.
1. 넥슨 그룹주
넥슨 자회사 넥슨지티와 넷게임즈가 가격제한폭(상한가)까지 치솟았다. 넥슨지티는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29.89% 오른 2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넷게임즈 역시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2만2900원에 마감했다. 두 회사는 오는 31일 합병한다. 존속회사는 넷게임즈이며, 신규 법인명은 넥슨게임즈(가칭)다. 일본 도쿄증시에서 넥슨재팬은 전날 6%대 오름세에 차익실현매물이 나오며 1.39%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넥슨 창업자인 고(故) 김정주 NXC 이사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일가족의 지분 매각 추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NXC 지분 구조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김 이사가 67.49%를 보유 중이다. 고인의 유족인 배우자 유정현씨의 29.43%와 두 딸이 각각 가진 0.68%, 가족 소유 개인회사 와이즈키즈를 포함하면 창업자 일가의 NXC 총 지분은 98.6%에 달한다.
가족이 김 이사의 지분을 받으면 상속세만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 유가족이 회사를 승계하는 대신 매각을 택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조원의 상속세를 부담하면서까지 유가족이 회사 소유권을 유지할 매력도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이사가 생전에 “자녀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했을뿐더러 실제로 두 딸은 회사 경영에 관여한 바 없다.
NXC는 넥슨재팬 지분 47.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그룹 지주회사다. 김 이사가 NXC를 통해 그룹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NXC 아래 넥슨재팬, 넥슨제팬의 자회사 넥슨코리아가 있다. 넥슨아메리카, 넥슨지티도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과 가상화폐 트레이딩 회사 ‘아퀴스’,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도 NXC의 종속회사다. 국내 증권시장에는 NXC 자회사 중 넥슨지티와 넷게임즈가 상장돼 있다.
2. 석유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정유와 석유 등 에너지 관련주가 혼조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전날보다 2.41%(5000원) 오른 2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석유와 GS는 각각 1.72%, 0.85%씩 상승했다. 중앙에너비스(-4.23%), 흥구석유(-1.42%), S-Oil(-0.33%)은 장 초반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 하락 전환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일(현지시간) 배럴당 6.95%(7.19달러) 급등한 110.6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2011년 5월 이후 거의 11년 만에 최고가 마감이다.
보통 정유회사 주가는 유가가 오르면 같이 오름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정유사의 재고 가치가 상승하고, 원유 가격 상승을 빌미로 석유제품 값도 올려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와 수송비 등을 뺀 것)이 개선되는 연쇄적 효과가 일어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유가 불확실성을 생각하면 정유업종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유가 강세가 장기화하면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편출에 따른 국내 에너지 기업들의 반사 수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러시아 내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에너지 섹터에서 아시아 에너지 업체로 수급이 유입될 수 있다”며 “지나친 가치 할인이 해소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3. 아프리카TV [067160]
아프리카TV가 한국거래소의 K-뉴딜지수에 편입돼 급등세를 보였다. 아프리카TV는 전날보다 11.69%(1만5800원) 오른 15만10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오후 KRX K-뉴딜지수 정기 변경을 통해 총 8개 구성 종목을 교체한다고 밝혔다. K-뉴딜지수는 성장 주도 산업으로 평가받는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업종별 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4개 분야에서 각각 상위 3개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편입한다.
아프리카TV는 기존 인터넷 상위 3위였던 더존비즈온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현재 BBIG K-뉴딜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KRX BBIG K-뉴딜 상장지수펀드(ETF)는 순자산총액(AUM)이 2780억원에 달한다. 유안타증권은 아프리카TV의 편입으로 314억원의 펀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정하며 “인터넷 K-뉴딜 지수는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낮아 지수 신설 당시와 2번의 정기변경에서 인터넷 상위 3개 종목으로 올라섰을 때 수급 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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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