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첫날 15만8171명 ‘등교 중지’… “교육도 방역도 곧 한계 직면”

입력 2022-03-03 17:23
지난달 22일 오후 광주 북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북구청 방역반원들이 학생들 등교에 대비해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학 첫날부터 코로나19로 15만8000명 이상의 학생이 등교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등교 전 학생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자가진단 앱만으로 집계한 수치여서 실제 ‘등교 중지’ 인원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정상 등교 방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개학을 전후해 학생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등교 인원은 당분간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정종철 교육부 차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새 학기 개학 상황을 브리핑했다. 개학날이었던 2일 전국 유·초·중·고교 학생 총 586만7888명 가운데 학교에 가지 못한 인원은 15만8171명(2.69%)이었다. 이는 자가진단 앱을 통해 학생 정보를 공개한 491만973명만을 대상으로 집계한 수치다.

자가진단 앱 참여율은 83.7%였다. 교육부는 등교 전 신속항원검사를 학생·학부모에게 권고하고 있다. 검사 결과는 자가진단 앱으로 학교에 통보되는데 83.7% 가운데 ‘검사하지 않음’ 체크 인원도 있어 실제 검사 인원으로 보기 어렵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의 검사 참여 현황 파악이 학교에는 검사를 독려하는 걸로 비칠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이다. 등교 인원을 포함해 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다음 주 중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학생 확진자는 급증 추세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0시 기준 6240명의 학생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3월 1일 확진자 2883명보다 배 이상 쏟아졌다. 서울 지역에서만 29개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왔으며 한 초등학교에선 54명이 무더기 확진됐다.

교육부는 추가로 인력 지원책을 내놨다. 학교 방역 인력은 계획된 7만3056명 중 6만1549명이 채용됐으며 이달 넷째 주까지는 모두 채용해 학교 현장에 배치할 방침이다. 이들은 등교 시 발열 검사, 취약시설 소독, 외부인 관리, 급식 지도 등을 담당한다. 대학의 간호·보건계열 학생을 유·초·중·고교의 방역 인력으로 추가 투입한다.

이와 함께 이달 중으로 과밀학교·학급에 기간제교사 총 8900명을 채용해 배치한다. 교사 확진 등 비상시에 대비한 퇴직 교원, 임용 대기자 등 대체 인력 풀 7만5000명도 준비된다. 또 업무가 몰리는 보건교사를 위해 보건교사 지원인력 1780명을 배치한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위기감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교는 교사뿐 아니라 돌봄전담사 행정실무사 등의 확진에도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앞으로 교직원 확진이 더 늘어나면 감당할 수 없다. 이러다가 곧 교육도 방역도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