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고,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3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사전투표(4∼5일)를 하루 앞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메가톤급 이슈가 현실화되면서 대선 정국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단일화는 ‘정권교체’를 원하는 윤 후보와 ‘정치교체’를 희망하는 안 후보의 열망이 결합되면서 성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0시부터 새벽 2시 30분까지 안 후보를 만나 “정권교체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0.1%의 불안감도 줘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정치·사회 개혁에 대한 강력한 열망이 있다”고 화답하면서 단일화가 성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후보의 ‘단일화 공동선언문’에 “정권교체의 힘으로 정치교체·시대교체가 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당은 선거 후 즉시 합당을 추진할 것”이라는 대목이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를 공식 선언했다. 단일화 공동선언문은 안 후보가 읽어 내려갔다.
이들은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 “저희 두 사람은 원팀”이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통해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두 후보는 ‘국민통합정부’라는 이름으로 공동정부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통합정부를 통해 지난 4년 반 동안 내로남불, 거짓과 위선 등으로 점철된 모든 국정운영을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여권을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통합정부의 키워드로 ‘미래정부·개혁정부·실용정부·방역정부·통합정부’을 제시했다.
두 후보는 “국민통합정부는 대통령이 혼자서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가 아닐 것”이라며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며 역사와 국민의 뜻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안 후보의 뜻을 받아 반드시 승리해 함께 국민통합정부를 반드시 만들고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 몸을 던져가며 정권교체에 몸 바친 사람”이라며 “개인적인 손해가 나더라도 그 대의를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2일 밤 마지막 TV토론을 마친 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매형의 집에서 만나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 자리에는 윤 후보 측 인사인 장 의원과 안 후보 측 인사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배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외과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양강 구도가 완성됐다”며 “이제부터는 진정한 의미의 여야 결집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