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마트를 뛰어 넘다…지난해 매출 22조원 ‘사상 최대’ 실적

입력 2022-03-03 16:37

쿠팡이 지난해 매출 22조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1년 만에 1.5배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1조8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수익성 개선의 필요성이 또 다시 제기됐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액이 184억637만달러(약 22조2257억원)로 2020년 대비 54% 증가했다고 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0억7669만달러(약 6조130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쿠팡의 매출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이마트의 오프라인(16조4500억원)과 온라인(1조4942억원) 매출을 통합한 실적(17조9442억원)을 뛰어넘었다. 이마트 실적에 이베이코리아 매출이 전부 포함되지 않았으나, 2020년 이베이코리아 매출(1조3000억원)을 감안하더라도 이마트 합산 매출이 쿠팡 실적에 못 미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을 미국 증권시장 상장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4분기 동안 한 번이라도 쿠팡을 이용한 기록이 있는 활성고객 수는 전년 동기(1485만명) 대비 21% 증가한 1794명에 이르렀다. 쿠팡 활성고객의 1인당 구입액은 283달러(약 34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 이상 늘었다. 유료 멤버십 회원은 지난해 말 기준 900만명에 육박했다.

문제는 계속되는 적자다. 쿠팡의 누적 적자는 지난해 영업적자를 포함하면 6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1조80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발생한 덕평물류센터 화제로 인한 손실(3413억원)을 감안하더라도 적자 규모는 2018년 1조1383억원보다 3000억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은 약 4억달러(4822억원)이고, 여기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비용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 투자 비용을 합한 1억3000만달러(1560억원)도 포함됐다.

쿠팡은 공격적인 물류 인프라 투자가 영업적자를 발생 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지난 한 해 약 1500만㎡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확장했는데, 최근 2년 간 증가한 쿠팡의 인프라 면적을 합산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쿠팡은 계속되는 영업적자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물류 인프라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 투자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매출은 2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성장했고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온전히 발휘되지 않았다”며 “획기적인 고객 경험으로 고객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혁신을 지속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쿠팡 주가는 전날보다 0.2% 하락한 25.41달러에 마감했다. 쿠팡은 지난해 3월 11일 공모가 35달러로 상장된 뒤 최고 69달러까지 올랐으나 최근 주가는 20달러대에 갇혀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