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여론조사] 응답자 87.1% “TV토론 이후 지지후보 안 바뀌었다”

입력 2022-03-03 15:20 수정 2022-03-03 15:29

국민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7.1%는 ‘TV토론 이후 지지 후보가 바뀌지 않았다’고 답한 것으로 3일 나타났다.

반면 응답자의 9.6%는 TV토론 결과에 따라 ‘지지 후보를 바꾸거나 새로 생겼다’고 답했다.

국민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지난 28일부터 1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초박빙 대혼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TV토론 결과가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의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은 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김성수 한양대 정외과 교수는 “TV토론에서 정책 대결이 실종되고 후보들의 각종 의혹 중심으로 공방이 펼쳐지면서 유권자 입장에서는 지지 후보를 바꿀 이유가 없었던 것”이라며 “TV토론이 기존 지지 성향을 강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윤 KSOI 소장도 “TV토론이 대선 후보들을 동시에 비교할 기회도 되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더 지지해야 하는 이유를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TV토론 이후 지지 후보가 바뀌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은 40대(90.4%), 50대(89.5%), 60대 이상(93.1%)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 후보 지지 성향이 뚜렷한 40대·50대와 윤 후보 지지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서는 TV토론 영향이 더욱 미미했던 셈이다.

그러나 20대와 30대에서는 지지 후보가 바뀌지 않았다는 답변 비율이 각각 70%대 수준이었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지지층에서도 TV토론으로 지지 후보가 바뀌지 않았다는 응답 비율이 현저히 높았다.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응답자 중에는 88.7%가, 윤 후보 지지자 중 94.6%는 각각 TV토론 결과에 상관없이 지지 후보가 바뀌지 않았다고 답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미 이 후보를 지지하거나 윤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TV토론에도 바뀌지 않는, 확실하게 굳어있는 층”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에서 ‘TV토론 이후 지지 후보가 바뀌었거나 새로 생겼다’고 답한 비율은 20대·3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20대 응답자의 15.0%, 30대의 16.2%가 각각 ‘지지 후보가 바뀌었거나 새로 생겼다’고 답했다.

2030세대의 경우 TV토론 결과를 놓고 SNS상에서 벌어진 2차 담론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 이념성향으로는 중도층에서 ‘지지 후보가 바뀌었거나 새로 생겼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중도층임을 밝힌 응답자 중 17.3%가 TV토론 이후 지지 후보를 바꾸거나 새로 생겼다고 답했다.

최 원장은 “TV토론 이후 지지 후보가 변했다는 중도층이 적은 숫자지만, 초박빙 대선 판도를 흔들 가능성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국민일보 여론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전화면접조사(무선 100%)로 진행됐다.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15.5%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표본은 올해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셀가중)로 추출했다. 이 밖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