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진짜 믿었는데” “저는 우스운 사람이 됐습니다” “정치에 관심 끊겠습니다. 투표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사전투표 전날인 3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이후 안 후보 지지자들과 국민의당 당원들은 안 후보를 향한 실망과 성토를 쏟아내고 있다.
정치권 안팎의 단일화 요구와 압박에도 안 후보가 “단일화는 결렬됐다”며 완주 의사를 수차례 공식적으로 밝혔기에 지지자들의 충격은 더 컸다.
이날 국민의당 당원게시판에는 안 후보를 비난하는 당원들의 글이 쏟아졌다. 국민의당 당원 탈퇴를 신청한다는 글들도 다수 올라왔다.
지지자로 보이는 작성자들은 “실망스럽고도 안타깝습니다” “비겁한 야합정치 !!! 자리 나눠 먹기에 신물이 납니다” “국민들한테 죄송하다면서 지지자들한테는 안 죄송합니까?” “간철수간철수” “어린 이준석이 대놓고 쓰~레기 취급한 이유를 알겠다” “돌아가신 버스 운전사와 유가족에게 너무 미안하지 않으세요”라며 단일화 결정에 실망감을 분출했다.
“당원 탈퇴신청합니다. 잘 가세요 사기꾼!” “이메일로 탈당 신청했고 혹시나해서 팩스로도 탈당 신청했습니다” “당원 탈퇴하고 지지 철회합니다. 더이상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겠습니다”라며 당원 탈퇴 신청을 예고하는 글들도 이어졌다.
안 후보 대표 팬카페로 알려진 ‘안국모’ 커뮤니티에도 “이번엔 다를 줄 알았는데 또 철수냐” “10년을 조롱 받으며 안철수 지키기에 애써온 지지자들에게 이건 배신이다. 철수의 정치인이 아니라 배신의 정치인이다” “안철수 지지 평생 철수한다” “양당 기득권 정치에 신물이 나 안 후보를 응원했는데 이렇게 큰 당으로 들어가버리면 국민의당 존재 이유가 없지 않느냐” “어려운 형편에도 나름 큰 금액을 국민의당에 기부해왔다. 우리 가족은 3월 9일 투표하지 않겠다”는 비판 글이 이어졌다.
반면 일부 당원들은 “국민의 대의에 따르는것이 어찌 철수인가” “안 후보님이 뜻을 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모난 돌을 주춧돌 삼아 큰 뜻을 이루시길!”이라며 안 후보의 결정을 응원하기도 했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단일화 압박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정치는 현실이지 않느냐” “지지율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느냐. 양강 후보로 지지율이 뭉치면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빠진 게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 같다” 등의 반응도 보였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저희 두 사람은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후보 단일화를 공식 선언했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지자들을 향해 “오늘 제 결심에 실망한 분들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한다”며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데 제 실행력을 증명해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