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XX취급한 이유 알겠다”…安 지지자들 분통

입력 2022-03-03 14:07 수정 2022-03-03 14:12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번엔 진짜 믿었는데” “저는 우스운 사람이 됐습니다” “정치에 관심 끊겠습니다. 투표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사전투표 전날인 3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이후 안 후보 지지자들과 국민의당 당원들은 안 후보를 향한 실망과 성토를 쏟아내고 있다.

정치권 안팎의 단일화 요구와 압박에도 안 후보가 “단일화는 결렬됐다”며 완주 의사를 수차례 공식적으로 밝혔기에 지지자들의 충격은 더 컸다.

이날 국민의당 당원게시판에는 안 후보를 비난하는 당원들의 글이 쏟아졌다. 국민의당 당원 탈퇴를 신청한다는 글들도 다수 올라왔다.

지지자로 보이는 작성자들은 “실망스럽고도 안타깝습니다” “비겁한 야합정치 !!! 자리 나눠 먹기에 신물이 납니다” “국민들한테 죄송하다면서 지지자들한테는 안 죄송합니까?” “간철수간철수” “어린 이준석이 대놓고 쓰~레기 취급한 이유를 알겠다” “돌아가신 버스 운전사와 유가족에게 너무 미안하지 않으세요”라며 단일화 결정에 실망감을 분출했다.

“당원 탈퇴신청합니다. 잘 가세요 사기꾼!” “이메일로 탈당 신청했고 혹시나해서 팩스로도 탈당 신청했습니다” “당원 탈퇴하고 지지 철회합니다. 더이상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겠습니다”라며 당원 탈퇴 신청을 예고하는 글들도 이어졌다.


국민의당 자유게시판 홈페이지 캡처

안 후보 대표 팬카페로 알려진 ‘안국모’ 커뮤니티에도 “이번엔 다를 줄 알았는데 또 철수냐” “10년을 조롱 받으며 안철수 지키기에 애써온 지지자들에게 이건 배신이다. 철수의 정치인이 아니라 배신의 정치인이다” “안철수 지지 평생 철수한다” “양당 기득권 정치에 신물이 나 안 후보를 응원했는데 이렇게 큰 당으로 들어가버리면 국민의당 존재 이유가 없지 않느냐” “어려운 형편에도 나름 큰 금액을 국민의당에 기부해왔다. 우리 가족은 3월 9일 투표하지 않겠다”는 비판 글이 이어졌다.

반면 일부 당원들은 “국민의 대의에 따르는것이 어찌 철수인가” “안 후보님이 뜻을 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모난 돌을 주춧돌 삼아 큰 뜻을 이루시길!”이라며 안 후보의 결정을 응원하기도 했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단일화 압박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정치는 현실이지 않느냐” “지지율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느냐. 양강 후보로 지지율이 뭉치면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빠진 게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 같다” 등의 반응도 보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옹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저희 두 사람은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후보 단일화를 공식 선언했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지자들을 향해 “오늘 제 결심에 실망한 분들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한다”며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데 제 실행력을 증명해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