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다음 타깃’ 조지아 “즉시 EU 가입 신청”

입력 2022-03-03 10:57 수정 2022-03-03 12:42
지난달 27일 조지아 트빌리시 국회의사당 앞에 집결한 시위대들이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국기를 흔들며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있다. AP 뉴시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 가입에 나선 우크라이나처럼 같은 옛 소련권 국가인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도 EU 가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 집권 여당인 ‘조지아의 꿈’ 이라클리 코바키드제 의장은 이날 “우리 당은 EU 가입을 즉시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EU는 우리의 신청서를 신속히 검토한 뒤 조지아에 EU 회원국 후보 지위를 부여하는 결정을 내릴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조지아의 EU 가입은 우리 국민의 안녕과 안보가 개선되는 길로 인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아 정부는 2024년에 EU 가입을 신청하겠다고 했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목격한 야당이 EU 가입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SNS를 통해 EU 가입 신청서에 서명한 사실을 알리며 특별절차를 통해 즉시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EU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에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더라도 정식 가입을 승인받기까지는 길고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EU 27개 회원국이 정한 정치·경제적 기준을 따르기 위해 전면적인 개혁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살로메 주라비치빌리(왼쪽) 그루지야 대통령이 우르술라 폰 데 레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브뤼셀 EU 본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뉴시스

한편 외신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다음 목표로 EU 가입을 추구하는 옛 소련권 국가인 조지아와 몰도바 등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들 국가가 러시아에 맞서 서방과의 밀착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는 국가발전과 안보보장 등을 위해 서방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이어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의 군사력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2008년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에 회원국 가입을 약속한 바 있다. 다만 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들 움직임에 군사행동으로 대응했다. 2008년 8월 조지아군이 자국에서 분리독립하려는 남오세티야 자치공화국을 공격하자 러시아는 남오세티야에 이미 주둔해 있던 자국 평화유지군이 사망했다는 것을 명분으로 조지아를 침공했다.

러시아군의 압도적 화력 앞에 조지아군은 4일 만에 항복했으며, 러시아는 남오세티야 모든 영역을 접수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