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가 3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전격 단일화를 합의한 것에 대해 “20년 만에 가장 극적인 이벤트가 될 것 같다”고 평했다.
김씨는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아침 보도에 의하면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오늘 안 후보 사퇴 그리고 윤 후보로의 단일화 선언이 예정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던 당시 대선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2002년,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12월 18일 대선 투표 시작 하루 전에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노무현 당시 후보에 대한 지지 철회를 선언하며 단일화를 파괴했다”면서 “우리 대선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된 이 사건은 아이러니하게도 노무현 당선의 단초가 됐다고 평가된다”고 했다.
김씨는 “그때는 본 투표 한 번뿐이었기 때문에 (이번과) 차이점이 있긴 하다. 이번에 더 극적인 면이 몇 가지 있다”면서 “이번에는 토론회가 계속 있었는데, 안 후보가 윤 후보에 대해 대립각을 꽤 분명하게 세웠었다. 게다가 1주일간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을 안 후보가 지속적으로 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동안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세워서 만든 이미지가 있다. 그러다 보니 안 후보가 표를 먹었던 층에 주는 정서적 대미지(피해)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만 “윤 후보의 단일화 효과가 극대화될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층을 결집할 기폭제가 될지, 어차피 양 후보에게 비슷한 정도로 표가 나뉠 거라 마찬가지일지, 이제 이 상황을 반영한 여론조사를 새로 해서 공표할 수도 없으니까 아무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소화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 그래서 사전투표에는 정서적 영향이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본 투표에서는 충분히 이성적 판단을 하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 정도 짐작까지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하는 말이다. 더더욱이 투표들 꼭 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두 후보는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 국민을 위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바로 잡겠다”며 “결과적으로 이번 단일화는 국민이 키운 윤석열과 지난 10년간 국민과 함께 달려온 안철수가, 국민의 뜻에 따라 힘을 합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늦어서 죄송하다. 늦은 만큼, 쉬지 않고, 끝까지, 확실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