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극적 단일화를 이룬 뒤 ‘누가 먼저 만남을 제안했느냐’는 질문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다”며 양측이 적극적으로 소통에 임했다고 3일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으로부터 ‘누가 먼저 만남을 제안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윤 후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소통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를 그 전부터 뵙고 여러 차례 만나고 했으면 서로가 훨씬 상대방을 잘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지 않았나 아쉬움이 많았다”며 “안 후보나 저나 서로 만나고 싶어했고, TV토론이 끝나자마자 서로 연락이 돼 오전 2시가 넘도록 대화를 했고, 국민 여러분께 하나가 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다”고 단일화 의사가 타진된 과정을 설명했다.
‘국민의당에서 안 후보 사퇴설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는 취재진의 지적도 있었다. 이에 윤 후보는 “누가누구에게 사과하고 누구에게 사과받고 이런 문제가 아니다”라며 “안철수와 윤석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사실상 하나가 됐다”고 앞선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당의 합당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제가 안 후보와 국민의당 관계자분들께 이런 말을 했다”며 “제3지대의 원칙과 소신도 중요하고 정치적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정계에 투신해서 닦은 경륜으로 우리 국민의힘과 저와 힘을 합쳐서 국민의힘의 철학과 가치에 폭을 좀 넓혀주고 저희와 함께 새로운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함께 노력을 해보자고 말했다”고 했다.
또 윤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아마 그동안 해왔던 정치 활동과 본인의 철학을 이렇게 금방 방향 전환하기는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며 “저는 지난 27일에 여러분이 기대한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것도 안 후보가 그동안 제3지대에서 소신있는 정치활동을 지지해준 많은 분들의 헌신과 감사에 대한 어떤 마음의 부담이 크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제 결심에 따라 실망한 분도 많이 계실 것”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 그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 그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실행력을 증명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사퇴 시점에 대해서는 “정해지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