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점령해도 관리 어렵다… 美 “러 병력 턱없이 부족”

입력 2022-03-03 05:07 수정 2022-03-03 09:50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키이우) 외곽 부차에서 한 주민이 파괴된 러시아 군용 차량의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관리하기에 병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인구 대비 러시아군의 숫자가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스 존스 부회장은 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전이 장기전이 되면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주둔한 러시아군을 15만명이라고 가정할 때 우크라이나 인구 1000명당 러시아군은 약 3.4명 수준인데, 장기적인 점령을 위해선 이 비율이 이보다 훨씬 더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1945년 연합군이 독일을 점령했을 때 인구 대비 군인 수는 89.3명이었다. 1995년 보스니아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인의 비율은 17.5명, 2000년 코소보에서 나토군 비율은 19.3명이었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2003년 분석에서 한 국가를 성공적으로 점령하는 데 필요한 인구 대비 군인 비율은 1000명당 약 20명이라고 밝혔다.

2002년 미군과 연합군이 아프가니스탄전쟁을 벌일 때 인구 1000명당 군인 수는 0.5명에 불과했고, 실제로 서방은 아프간전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존스 부회장은 “많은 군대와 경찰은 기본적 법과 질서를 확립하는 데 중요하다”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군대 수는 어떤 주요 도시를 오랫동안 유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더라도 게릴라전에 직면할 경우 러시아에 유리하지 않다며 어려움에 부닥칠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봤다. 실제로 러시아 전신인 소련은 2차 대전 후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직면했고, 1950년대 초에야 대부분 무장 저항을 진압한 바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