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TV토론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두고 또 다시 격돌했다.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대장동 특검 도입을 제안하고 윤 후보가 이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이거 보세요” “몇 번째 우려 먹느냐”는 등의 날선 발언이 오갔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세 번째 TV토론에서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가 설계한 대장동 사건 수사를 검찰이 덮었다. 그 증거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에 “벌써 몇 번째 우려먹나. 대선 끝나도 반드시 특검을 하고 (비위가) 드러나면 책임질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이거 보세요.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수사를 다 회피했으면서, 대선이 반장선거냐”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특검에) 동의하느냐”고 거듭 물었고, 윤 후보는 “당연히 수사가 돼야 한다. 넘어가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특검에 대한) 대답을 안 하신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여기까지 오셨으면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 후보는 “국민 여러분, 누가 (대장동) 몸통인지 보시라”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는 “(이 후보가) 거짓말의 달인이라 못하는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토론 마무리 발언에서 “조금 전에 보셨다. 당연히 (대장동) 특검을 해야 한다”며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것을 보셨지 않느냐. 이것으로 분명하게 결론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저희가 지난해 9월부터 (대장동) 특검을 하자고 했는데 지금까지 다수당이 채택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선거를 일주일 남겨놓고 또 특검을 하자고 한다”며 “이렇게 후안무치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이 집권 연장을 한다는 것은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조카 살인사건 변호 전력도 공격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여자친구와 그 어머니를 잔혹하게 살해한 조카를 심신 미약이라고 변호하셨다. 이렇게 여성 인권을 무참히 짓밟은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고 싶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일단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범죄인을 변호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생각한다”면서 “제게 부족한 면이었다 생각하고 피해자께 다시 한번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이 후보는 “윤 후보님, 페미니즘은 (이것과) 상관없다. 변호사의 윤리적 직업과 사회적 책임, 이 두 가지가 충돌하는 문제이니 좀 분리해서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여성들이 그렇게 생각할지는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