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기 위한 ‘러시아 보이콧’이 세계 각국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애플, 나이키, 보잉, 구글 등 글로벌 기업도 속속 러시아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나이키는 2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에서 온라인 상품구매가 일시 중단된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러시아로의 상품 배송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해달라고 안내했다.
나이키는 이와 관련한 추가 설명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은 해당 조치가 전쟁으로 인한 물류 사정 악화에 따른 안내인지, 다른 다국적 기업들과 같이 러시아를 겨냥한 제재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다만 레지아 바실렌코 우크라이나 의회 의원은 트위터에 “이는 민간 기업이 러시아를 어떻게 제재하면 되는지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시”라고 전했다.
실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대 러시아 경제 제재가 본격화 되면서 기업들의 탈(脫) 러시아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애플은 미국 CNBC를 통해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 및 상품수출을 전면 중단한다”며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성명을 냈다. 현재 러시아 애플 온라인사이트에는 모든 상품이 ‘판매 불가’로 표시되어 있으며 러시아 내 모든 오프라인 애플 스토어도 운영이 중단됐다.
애플은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와 실시간 교통상황을 알리는 ‘애플지도’가 러시아에서 사용되지 못하도록 제한했고, 앱스토어에서 러시아 매체인 RT뉴스, 스푸트니크뉴스 다운로드를 막았다. 애플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인도주의적 노력을 지지하고 난민 위기에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컴퓨터 기업 델 역시 지난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판매를 멈췄고 러시아의 자동차 공장 지분 50%를 보유한 자동차 기업 포드 또한 합작 사업을 중단했다.
항공기 제조사 보잉도 “러시아 항공사들에 대한 부품, 유지보수, 기술 지원을 일시 중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가 임대중인 제트기들도 515대 역시 회수될 예정이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러시아 관련 사이트와 계정을 차단하거나 노출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 관련 채널들의 플랫폼 내 광고 집행을 막아 수익화하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최근 러시아 국영 미디어 사이트의 콘텐츠가 노출되지 못하게 했다. 러시아 채널을 통해 각종 가짜 뉴스 유포를 막기 위함이다.
러시아는 이 같은 움직임에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 접속을 일부 차단하는 가 하면 기존 추진 중이던 빅테크 규제법 시행을 서두르기도 했다. 빅테크 규제법에 따르면 일간 활성 이용자 수 50만명 이상인 해외 웹사이트들이 러시아 현지에 법인을 차리고 러시아의 인터넷 규제 당국과 협력해야 한다.
황서량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