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시장이 반등에 성공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우크라이나를 공습한 러시아를 지수에서 퇴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가 MSCI 신흥국 지수에서 제외되면 단순 계산으로 한국 비중은 12.2%에서 12.4%로 0.2%포인트 증가한다. 이로 인해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은 7억 달러(8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코스피지수는 2일 4.34포인트(0.16%) 상승한 2703.52에 장을 닫았다. 투자자별 동향을 보면 개인이 4278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077억원, 1329억원씩 순매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MSCI 지수에서 러시아가 퇴출당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내 지수 반사 수혜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1. 비덴트 [121800]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국제 사회의 금융 제재를 회피할 수단으로 암호화폐(가상화폐)를 택했다. 러시아 자산시장의 비트코인 매집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 주가도 상승했다.
비덴트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17%(350원) 오른 1만6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1만7700원까지 치솟으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이 회사는 국내 2위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대주주다. 빗썸코리아 지분 10.27%와 지주사 빗썸홀딩스의 지분 34.20%를 가지고 있다.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관련주도 상승 마감했다. 우리기술투자와 카카오는 각각 2.23%, 1.28% 올랐다. 우리기술투자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을 7.6%, 카카오는 7.7%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제외하기로 했다. SWIFT는 1만1000개가 넘는 전 세계 금융기관이 안전하게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쓰는 전산망이다. 여기서 배제되면 러시아 금융기관들은 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사실상 전면 중단된다. 이로 인해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30% 가까이 폭락했다. 러시아 내에서는 손실을 만회하고자 루블화를 비트코인으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어났다.
2. 조선주
대(對)러시아 제재 강화로 인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며 국내 조선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전날보다 7000원(6.39%) 오른 11만65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삼성중공업(3.95%), 한국조선해양(3.85%), 대우조선해양(3.77%), 현대미포조선(1.75%), HJ중공업(1.91%)도 상승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설비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유럽 국가들이 선박을 통해 LNG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자재를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해운사 물동량과 운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NH투자증권은 “EU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에서 천연가스를 LNG 형태로 수입해야 한다”며 “국내 조선업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LNG선 수요 강세에 수혜를 볼 수 있는 입장이다. LNG선 시장에서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절대 강자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3. 대신증권 [003540]
대신증권이 현금배당 결정을 공시하면서 4%대 오름세를 기록했다. 대신증권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72%(800원) 오른 1만7750원에 장을 끝냈다. 우선주인 대신증권우(4.68%), 대신증권2우B(4.15%)도 상승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28일 장 마감 후 이사회에서 보통주 기준 14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우는 주당 1450원, 대신증권2우B는 1400원의 현금배당을 시행한다.
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150만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취득예정금액은 지난달 25일 종가 기준 244억5000만원이다. 취득 예상기간은 이날부터 5월 31일까지다. 취득은 장내 매수를 통해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하방 경직성을 강화해주고 수급의 원활함을 보장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