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눈, 대선 이후에 가 있다…“다당제 개혁으로 3당 구도”

입력 2022-03-02 16:44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전남 순천시 아랫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며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는 배경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다당제’ 선거제도 개혁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당제를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혁은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창당하며 ‘3당 구도’를 만들었던 안 후보의 숙원 사업이다. 이 때문에 안 후보가 대선을 완주한 뒤 다당제 개혁을 고리로 민주당과 연대하고, 이후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재기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당 선대위 관계자는 2일 “단일화와 관련해 안 후보의 입장 변화는 없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이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으니 안 후보는 그대로 대선을 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상황에 대해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민주당이 다당제를 위한 선거제도 개편 등 안 후보의 구미에 맞는 제안을 했다”며 “안 후보 입장에선 그것을 믿고 완주를 선택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중도층으로부터 10% 안팎의 표를 얻은 뒤 3당 구도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며 “단일화 결렬에 대한 책임론을 받더라도 이후 민주당과 통합정부를 구성하는 등 새로운 세상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지방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국회의원 선거 위성정당 설립 방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모두 국민의당을 비롯한 군소정당들이 원했던 제도들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담회에서 지방의원 중대선거구제와 위성정당 방지법안은 대선 전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 통과시키자고 국민의힘에 요구하기도 했다.

김성수 한양대 교수는 “안 후보가 단일화를 포기하고 완주를 택한 것 자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이라며 “민주당과 함께하면서 향후 지방선거, 총선에서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안 후보가 윤 후보와의 막판 단일화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권교체 여론이 강한 상황에서 단일화 불발로 정권교체에 실패할 경우 안 후보도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안 후보에 대한 보수 진영의 실망감이 클 것”이라며 “안 후보의 정치적인 미래는 굉장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문동성 손재호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