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전기차 강자’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17종 이상으로 구성해 판매량 187만대, 점유율 7% 달성에 속도를 붙인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추가 개발하고,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총 95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일 ‘2022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전동화 전략과 재무목표를 밝혔다. 장재훈 사장과 기획재경본부장 서강현 부사장이 영상으로 발표에 나섰다.
현대차는 중장기 전기차 판매목표를 2026년 84만대, 2030년 187만대(현대차 152만대, 제네시스 35만대)로 잡았다. 현대차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약 14만대다. 목표를 실현하면 지난해 3% 초반인 현대차·제네시스 브랜드의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30년 7%로 올라간다. 현재 9개인 전기차 라인업은 2030년까지 17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현대차 11개, 제네시스 6개 이상이 목표다.
생산시설도 전기차에 최적화한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올해 하반기 싱가포르에 완공되는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는 전기차를 비롯한 차량 생산시스템 전반의 효율화를 연구한다. 이곳에 도입되는 선진 물류시스템과 유연한 생산구조는 향후 현대차의 전 세계 공장에 적용된다.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외에 추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선보일 방침이다. 2025년까지 승용 전용 전기차 플랫폼 ‘eM’,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를 적용할 계획이다. eM은 기존 플랫폼 대비 주행가능거리를 50% 이상 개선하고,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을 채택한다. 레벨3는 차량 스스로 교통신호나 도로 상태를 파악해 주행하는 단계다. 위급 상황이 아니면 운전자가 핸들을 잡을 필요는 없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경쟁력을 강화하는 밑그림도 그렸다. 170GWh 규모의 배터리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배터리 회사와 제휴를 맺고 현지 조달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뿐만 아니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으로 형태를 다양하게 하고, 차세대 기술(전고체 배터리 등)에도 무게를 둔다.
또 현대차는 2030년까지 12조원을 투입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인다. 지난해 GV60에 처음으로 넣은 제어기 무선통신(OTA) 업데이트 기능을 올해 말부터 모든 신차에 탑재한다. 올해 연말 제네시스 G90에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인 ‘하이웨이 드라이빙 파일럿(HDP)’을 첫 적용하는 등 자율주행 기술 강화에도 나선다.
현대차는 2022~2030년 95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전동화 부문에 총 투자금액의 20%에 이르는 19조4000억원을 배정한다.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는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다. 하드웨어 성능 개선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