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戰 러 격파…우크라 출신 선수, 상금 전액 軍기부

입력 2022-03-02 14:57 수정 2022-03-02 16:12
몬테레이 오픈서 격돌한 우크라-러시아 테니스 선수. 몬테레이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테니스 선수 엘리나 스비톨리나가 러시아 선수와 맞붙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단식에서 승리하고 상금 전액을 우크라이나 군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스비톨리나(15위)는 2일(현지시간) 멕시코 동북부 몬테레이에서 열린 WTA 투어 GNP 인슈어런스오픈(총상금 23만 9477 달러)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러시아 출신 선수인 아나스타시야 포타포바(81위)를 2-0(6-2, 6-1)으로 완파했다.

1일(현지시간) 스비톨리나는 “러시아 및 벨라루스 선수와는 경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권한 바 있다. 그러나 WTA 투어가 러시아 선수의 국가명 사용을 금지하자 다시 경기에 나섰다.

스비톨리나는 우크라이나 국기가 떠오르는 노란색 상의와 파란색 하의로 된 경기복을 입고 나왔다.

1회전 승리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스비톨리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슬픈 마음이 들지만 경기에 전념하려고 했고, 국가를 위한 임무를 완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테니스 대회 참가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크라이나를 지지해달라고 알리는 것이 내가 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톱 시드로 출전한 스비톨리나는 “상금 전액을 우크라이나 군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현장에서는 함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3만1000달러(약 3700만원)다. 누리꾼들은 “그는 개인적 승리 이상을 위해 싸웠다”며 찬사를 보냈다.

한편 국제테니스연맹(ITF)과 ATP, WTA 등 국제테니스기구는 러시아와 우방국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ITF 이사회는 러시아테니스연맹과 벨라루스테니스연맹 회원 자격을 정지했으며, ATP, WTA는 오는 10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크레믈린컵을 취소했다.

제재에 따라 러시아와 우방국인 벨라루스 선수들은 경기에는 참여 가능하지만,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러시아 또는 벨라루스라는 국가나 국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황서량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