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메신저 끊긴다…美·유럽 방송·SNS서 러 국영매체 퇴출

입력 2022-03-02 14:15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투데이(RT)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홍보 채널 역할을 해온 러시아 국영 언론 매체들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잇따라 퇴출되고 있다.

미 CNN에 따르면 미국의 위성·인터넷 TV 서비스업체인 디렉TV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투데이(RT)와의 관계를 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디렉TV를 통한 RT 전송은 곧바로 중단됐다. RT는 러시아 정부가 자금을 대는 국제 TV 방송사로 푸틴 대통령의 어젠다를 홍보하는 채널로 악명 높다고 CNN은 전했다.

디렉TV 대변인은 올해 RT와의 전송 협약이 만료될 예정이어서 갱신 여부를 검토해왔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부당하게 침공하면서 결정이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디렉TV는 미국에서 RT를 전송하던 2개 주요 TV 서비스업체 중 하나여서 이번 조치는 RT가 미국 시청자들에 접근하는 데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RT를 미국에 방송하는 또 다른 사업자인 디시(Dish)는 “상황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RT 등 러시아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매체들을 구글뉴스 등 자사의 뉴스 관련 기능에서 제외했다. 켄트 워커 구글 국제업무 사장은 “이 비범한 위기 상황에서 가짜 뉴스의 확산을 막고 온라인상 허위 정보 선전전을 교란하기 위해 비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애플도 이날 러시아 외부 애플 앱스토어에서 러시아 국영 미디어 플랫폼인 RT와 스푸트니크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이날 러시아 국영 언론 계정과 이들 사이트로 연결해주는 콘텐츠를 전 세계적으로 강등시킨다고 밝혔다. 강등 조치는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이나 검색 결과에 잘 나타나지 않도록 해 사실상 접근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전날엔 유럽연합(EU) 전역에서 RT와 스푸트니크 통신 접속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그 외에도 유튜브와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은 최근 각각 유럽에서 RT의 소셜미디어 (SNS)계정을 차단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로쿠도 유럽에서 RT의 방영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CNN은 이 조치들이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이 추락한 중요한 시기에 자신의 프레임을 유포할 크렘린궁의 역량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