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 위기 영월 신천초, 아이들 웃음 가득…작은학교 희망만들기 성과

입력 2022-03-02 14:12 수정 2022-03-02 14:16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에 있는 신천초는 2일 오전 이 학교 체육관에서 입학식을 가졌다. 영월군 제공

자치단체와 교육기관, 주민이 함께하는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프로젝트’가 통폐합 위기에 놓인 시골의 학교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2일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신천초에서 열린 입학식은 최근 5년 새 치러진 입학식 가운데 가장 활기가 넘쳤다. 이날 신입생 8명과 전학생 17명이 입학하거나 전학을 오면서 전교생이 지난해 23명에서 44명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 학교의 학생 수는 지난 2017년 30명, 2018년 28명, 2019년 25명, 2020년 24명으로 매년 감소했다.

학생 수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한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프로젝트’ 덕분이다. 영월군과 영월교육지원청, 신천초, 마을 주민들은 학령인구 감소로 통폐합 위기에 직면한 신천초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무협약을 맺고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역 사회가 작은학교를 대상으로 특성화된 교육을 제공해 학령인구 감소 및 지역인재 유출을 막고, 사교육 없는 공교육 활성화를 이루는 게 목표다.
영월 신천초 학생이 승마체험을 하고 있다. 이 학교는 매달 1차례 영월 한반도 승마장에서 승마체험을 진행한다. 영월군 제공

이 학교는 바이올린, 플루트, 피아노, 태권도, 드론축구 수업 등 다양한 방과 후 교육과 매월 1회 승마 체험, 영어특성화교육 등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무료로 지원한다. 6학년 학생은 자부담 50만원을 내면 뉴질랜드 어학연수도 갈 수 있다. 특히 희망 만들기 대상 학교 통학 구역 내로 전·입학하는 학생과 보호자 등 2인 이상의 세대에게 안정적인 지역정착을 위해 매월 40만원 한도의 주거비를 제공한다.

이 학교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전·입학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부산과 경남 남해, 세종 등 전국 각지의 학생들이 이 학교 구성원이 됐다. 또한 주거비 지원정책을 통해 학생과 부모가 함께 영월에 정착하면서 47명이 영월군민이 됐다. 가족 동반 전입으로 인구 증가와 학생 유치라는 두 가지 성과를 끌어낸 것이다.

임호 교장은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전·입학 문의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며 “학원을 뛰어넘는 수준 높은 특화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학부모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명서 영월군수는 “학교와 지역주민, 마을 교육공동체가 협력해 일구어낸 영월군만의 특색 있는 교육사업으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좋은 결과를 내 기쁘다”며 “이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지역과 동반 성장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월=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