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당국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노리는 암살 부대 일부를 전멸시켰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날 영국 텔레그라프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암살 음모를 저지했다고 밝혔다.
다닐로프 사무총장은 TV 연설을 통해 “우리 대통령을 죽이러 온 부대가 제거됐다”며 “젤렌스키 대통령 암살을 위해 체첸의 독재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가 투입한 체첸의 엘리트 부대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에 참여하기를 원하지 않는 러시아 연방 보안국 대표들로부터 정보를 받았으며, 우리 대통령을 죽이러 온 카디로프 부대는 전멸했다”고 밝혔다.
다닐로프는 부대가 두 그룹으로 나뉘었고 그 움직임을 면밀히 추적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그룹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북서쪽 교외인 호스토멜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아 전멸했으며, 또 다른 부대는 군의 추적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가 1순위 목표이고 내 아내와 아이들이 2순위”라며 자신이 크렘린궁 암살자들이 노리는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 관영 RT에 따르면 카디로프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한 뒤 체첸 수도 그로즈니 중앙광장에 약 1만2000명의 자원병을 모은 뒤 “명단을 작성해 보니 약 7만명이 자발적으로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과시했다.
영국 더타임즈는 전날 러시아 연계 용병 400명 이상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정부 요인을 암살하라는 푸틴의 명령을 받고 키예프에서 대기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를 위해 아프리카와 중동 등 해외 분쟁지에서 용병을 동원하는 사기업 와그너그룹은 5주 전 아프리카에서 우크라이나로 용병들을 침투시켰다.
현지에선 민간인처럼 보이는 이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총을 쐈다는 등 수상한 자들을 목격했다는 키예프 인근 마을 주민들의 제보가 나오고 있어 색출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예프시 당국은 시민들에게 러시아 공작원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면서 통금 시간에 바깥출입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침투한 공작원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우리 대원들이 주민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마을에 들어온 낯선 사람을 발견하면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거나 부르고 그때 우리가 나서서 공작원들을 처리하면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