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겪은 98세 우크라 할머니의 편지 “살아남겠다”

입력 2022-03-02 12:38
98세인 이리나 할머니가 손으로 쓴 편지를 들고 찍은 사진. 트위터 갈무리

“나는 98세입니다. 난 푸틴에게서 살아남을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국립추모연구소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자신을 98세라 밝힌 이리나 할머니와 그의 메시지가 담긴 사진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사진 속 할머니는 밝은 표정으로 자신이 직접 쓴 편지를 들고 있다. 편지에는 “제 이름은 이리나입니다. 저는 98살입니다. 나는 홀로도모르(Holodomor), 히틀러 그리고 독일인으로부터 살아남았습니다. 푸틴에게서도 살아남을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이 가득하길”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홀로도모르는 우크라이나어로 “기아에 의한 살인”이라는 뜻으로, 스탈린 통치기이던 1930년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대기근이다. 이 기간에 우크라이나에서 아사한 사람은 최소 250만명에서 최대 1000만명이다.

대기근 이후인 1931년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우크라이나는 큰 피해를 봤다.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소련을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를 포함한 발트해 연안 국가들 등에서는 수많은 주민이 희생을 당한 것이다.

이리나 할머니는 자신이 98년간 살면서 겪은 끔찍한 참상들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전했다. 그의 손편지는 SNS를 통해 수천 회 넘게 공유됐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서 민간인 거주지역까지 무차별 포격을 가하며 공세수위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유치원과 각급 학교 등도 포격을 당해 많은 어린이가 희생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유엔은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최소 406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56만명이 피란한 것으로 파악했다.

CNN 등에 따르면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조정관은 지난 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상회의에서 “지난 며칠 동안 최소 406명 이상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확인되지 않은 사상자가 아직 많으므로 실제 민간인 사상자 수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