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곳곳에 러시아 측 소행으로 추정되는 의문의 표식이 등장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시민들에게 ‘X’ 마크를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이 표식은 주거용 건물 옥상을 포함해 가스 배관까지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는 러시아가 잠재적인 공격 목표물에 이런 표식을 남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키예프시는 러시아 침공 이틀째인 지난달 25일 SNS를 통해 “고층건물 주민들은 옥상에 ‘X’ 표식이 있는지 확인하라”며 “만약 이를 목격할 경우 그것들을 흙이나 다른 것을 이용해 덮어라”고 당부했다.
우크라이나 북서부 리브네의 알렉산더 트레티악 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긴급 공지. 옥상을 점검하고 표식을 발견하면 그 위에 페인트칠을 하고 옥상 접근을 차단하라”는 글을 올렸다.
실제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 등에서는 특수 페인트를 활용한 ‘X’ 표시가 등장했다. 형광 페인트로 칠해져 육안으로는 분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우 경찰은 “자외선 조명 등으로 비춰 이 표식을 감지하라”고 조언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시민은 호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 심지어 어린 아이들까지 이 표식을 주시하고 있다”며 “그런 표식을 덮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군 시설만 파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파트나 놀이터 등 민간시설에 포탄이 떨어지며 민간인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유엔은 러시아 침공 닷새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최소 406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56만명이 피란길에 오른 것으로 파악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조 조정관은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안보전보장이사회 화상회의에서 “아직 많은 사상자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실제는 더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