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SNS에 ‘사전투표 방해 세력이 위조 투표용지 사진을 퍼뜨리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가 곧 삭제했다. 그가 올린 사진이 조작된 게 아닌 실제 투표용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부정선거 우려된다고 불안감 조장해서 사전투표 방해하려는 세력이 조작 사진을 돌리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는 대선 투표용지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실제 대선투표 용지 사진을 오른쪽에 나란히 올렸다.
그는 ‘표’라는 글자에만 도장이 찍힌 실제 대선투표 용지를 설명하면서 “이번 대선 투표용지는 오른쪽처럼 대통령선거투표라는 문구에서 ‘표’라는 글자를 덮게 도장이 찍혀 있다”고 했다.
이어 온라인에서 공유 중인 투표용지에 대해선 “위조된 것”이라고 했다. 실제 대선투표 용지와 도장이 찍힌 위치가 다르다는 이유였다. 그는 “(왼쪽 사진 속 투표용지는) ‘투’라는 글자와 ‘표’라는 글자를 덮게 도장을 찍어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수 유권자들의 사전투표를 막으려는 세력이 어설프게 위조한 투표용지”라며 “정말 저열하다. 누가 이런 장난을 치는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위조라고 주장한 투표용지는 진짜 대선투표 용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재외투표소에서 투표지를 촬영하고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국외 부재자 선거인 A씨를 부산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조작된 것이라고 지목한 투표용지 사진은 A씨가 유출한 투표용지 사진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는 이후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아까 올렸던 투표용지는 재외선거 투표용지였다고 한다”며 앞서 올렸던 게시글을 삭제했다.
최근 언론사들이 보도한 거소투표용지 사진에도 ‘투’와 ‘표’ 글자에 도장이 찍힌 용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거소투표는 거동 불편 등을 이유로 투표소에 가서 투표할 수 없어 거주지에서 우편으로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재외선거투표용지도 ‘투표’ 글자 위에 도장이 찍혀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