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푸틴이 봐야…” 6세 소녀 참변에 의료진 눈물

입력 2022-03-02 00:04 수정 2022-03-02 00:04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에서 지난 2월27일(현지시간) 구급대원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부상당한 6세 소녀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이 아닌 민간인 지역에도 무차별 폭격을 자행하면서 어린이 사망자가 늘고 있다. 외신들은 1면에 일제히 러시아의 도시 폭격으로 사망한 어린이들을 집중 보도하면서 러시아의 공격을 맹비난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미러는 “푸틴의 공격으로 슬리퍼 차림의 유니콘 파자마를 입은 어린 소녀가 희생됐다”며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에 연대하는 이유”라고 게재했다.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구급차에 실려 온 소녀의 모습이 담겨있다.

러시아의 폭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6세 소녀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AP뉴시스

사진 속 축 늘어져 있는 어린 소녀의 발끝과 아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6세 소녀가 러시아의 폭격으로 치명상을 입고 사망했다. ‘핑크색 유니콘 파자마를 입은 소녀’로 불리는 이 아이는 동네 슈퍼마켓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딸을 안고 병원으로 달려왔고, 의료진은 필사적으로 소녀의 입과 코에 산소 호흡기를 끼우고 제세동기로 그를 소생시키려 했다.

폭격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고 구급차에 실려온 소녀. AP뉴시스

하지만 소녀는 결국 사망했다. 간호사 등 수술복 차림의 의료진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AP통신은 한 의사가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향해 “이것을 푸틴에게 보여주라. 이 아이의 눈빛 그리고 우는 의사들”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간지 텔레그래프 역시 “이 사진을 푸틴에게 보여주라”며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6세 소녀가 의사의 품 안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6세 소녀를 살리기 위해 분투하는 의료진들의 모습. AP뉴시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민간 지역을 공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민간인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세르지 키슬리츠야 주유엔(UN) 우크라이나대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나흘째였던 지난달 27일까지 어린이 16명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인 352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부상자는 어린이 45명을 포함해 2040명으로 집계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드리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러시아의 무차별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을 직접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BBC, 인디펜던트,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물론 뉴욕타임스, CNN 등 미국 언론들도 우크라이나 내 무고한 어린이들의 희생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