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 할인으로 잡는다…유통업계 ‘봄세일’ 시작

입력 2022-03-01 16:31 수정 2022-03-01 19:51
모델이 이마트 축산코너에서 돼지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치솟자 유통업계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로 ‘물가 잡기’에 나섰다. 축·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만든 ‘삼겹살데이’(3월 3일), ‘삼치데이’(3월 7일)를 맞아 삼겹살, 목심, 삼치, 참치 등과 곁들임 채소를 30~50% 할인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오는 6일까지 돼지고기 최대 40% 할인 행사를, 3~9일은 ‘삼치·참치 기획전’을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이마트는 오는 3~9일 약 600t 물량의 국산 돼지고기를 40~50% 싸게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한 달 동안 한우, 브랜드 삼겹살·목심, 채소, 과일, 생선 등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락 페스티벌’을 펼친다.

봄맞이 대규모 세일은 ‘삼겹살데이’로 시작된다. 삼겹살데이는 전국 축협에서 ‘3’이 두 번 겹치는 날에 착안해 돼지고기 소비 촉진과 축산 농가 지원을 위해 삼겹살 먹는 날로 지정했다. 소비자 호응도가 높아지면서 추석, 설과 함께 돼지고기 소비가 가장 집중되는 시기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돼지고기 가격도 높게 형성돼 있다.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달 누계 기준 4036원(1㎏·제주산 제외)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3458원보다 17%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약 1년 전부터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격을 맞출 수 있었다. 공급처를 확보하고 유통 단계를 축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이번 삼겹살 데이 행사를 위해 역대 최대 물량을 확보했다. 평소 한 달 치 냉장 삼겹살·목심 판매량인 500여t을 일주일간 판매한다. 냉동 돈육까지 합치면 지난해보다 40% 많은 총 600여t 규모의 물량이 행사 기간 판매된다.

이마트는 자체 축산물 가공·포장센터 미트센터 뿐 아니라 농산물 유통센터 후레쉬센터까지 동원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자사 후레쉬센터의 과일·채소 저장고 3동을 추가로 사용해 사전 비축 물량을 최대로 늘렸다. 후레쉬센터 기술을 활용해 돈육 저장에 최적화된 온도(-1도~1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신선도와 품질을 관리했다고 한다.

롯데마트는 국내 공판장과 해외 직소싱을 통해 물량을 확보해 지난해 행사보다 30% 이상 늘렸다. 또 롯데 자체 신선품질혁신센터에서 가공해 유통단계를 줄여 가격을 맞출 수 있었다.

한 소비자가 롯데마트 수산코너에서 참치 모둠회를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는 삼겹살 데이 행사를 삼치데이 행사로 이어간다. 롯데마트는 3~9일 삼치와 참치뱃살모둠회 등을 30% 이상 할인 판매한다. 참치의 다양한 부위 판매도 이 시기에 진행된다. 삼치데이는 해양수산부와 원양어업협회가 참치와 삼치 소비 촉진을 위해 지정한 날로 17년째 이어지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삼치·참치 데이’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삼치는 40% 이상, 참치는 80% 이상 신장했다.

올해 삼치는 전년 대비 어획량이 절반으로 줄어 산지 가격이 지난해보다 30%가량 올랐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삼치 산지인 포항, 부산, 통영에 지정 중매인을 두고 조업선과 직접 거래해 유통단계를 줄였다. 롯데마트 측은 이런 과정을 통해 품질이 우수한 삼치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더 많이 확보하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정원 롯데마트 축산팀 MD는 “치솟는 밥상 물가로 어려운 시기에 축산 농가를 돕고 소비자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파격적인 행사를 준비했다”며 “축산 농가도 이를 통해 활력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