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SNS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글과 귤 사진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윤 후보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1일 오전 7시 ‘We stand with Ukraine.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합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양쪽으로 귀 모양이 생기도록 껍질을 깐 귤에 화난 표정을 그려 넣은 사진도 함께 첨부했다. 2004년 부정선거로 촉발된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에 빗대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온라인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희화화하는 것 아니냐’, ‘적절하지 않은 트윗’ 이라는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
호주 공영 ABC방송 소속의 스티븐 지에지츠 기자는 윤 후보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한국 대선 경선의 선두격인 보수(정당) 후보의 이러한 수고는 정말 어리둥절하다”고 언급했다.
영국 출신 프리랜서 라파엘 라시드 기자도 윤 후보의 트윗을 삭제하기 전에 공유한다며 “그의 계정은 동물 애호가에게 어필하기 위해 귀여운 애완동물 사진을 올리는 팀이 운영한다. 전쟁에 귀여운 것 같은 건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TV토론에서 보여준 일반 지식의 수준을 볼 때 그가 오렌지 혁명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오렌지 혁명은) 지금의 위기와 다르다. 현 상황은 전면적인 침공이다”라고 지적했다.
전용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서명 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가 응원인지 장난인지 모를 트윗을 올렸다. 윤 후보는 개 사과 당시에도 깊은 반성은 없었던 것 같다. 이젠 국가적 망신까지 사고 있다”고 했다.
지적이 이어지자 윤 후보 측은 오전 10시35분쯤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측은 “오렌지 혁명을 배경 삼아 우크라이나를 응원하고자 실무자가 올린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에서 얘기가 나오는 등 국내정치에 악용될 우려가 있어서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원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