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아이언돔’ LAMD 보니…軍 핵심무기 공개, 왜?

입력 2022-03-01 14:33
서욱 국방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군 당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핵심 억제전력 영상을 공개했다. 국방부가 전력화됐거나 개발 진행 중인 핵심 무기체계를 일반에 공개한 건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북한이 ‘시험 발사’를 명목으로 무력 시위를 이어가면서 일각에서 불안 여론이 형성되자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28일 6분 분량의 ‘특별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이날 오전 서욱 국방부 장관의 주재로 진행한 긴급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상영됐다. 군 지휘부가 시청한 영상을 일반에 공개한 것은 군이 대북 억제력을 충분히 확보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줘 과도한 안보 불안 심리를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해당 영상에는 지난 23일 이뤄진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과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시험발사 성공 장면이 담겼다. L-SAM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구현을 위한 핵심 요격미사일이다. 탄도미사일이 고도 50∼60㎞에서 비행할 때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L-SAM이 배치되면 미사일 종말 단계에서 상층부를 방어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하층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철매-Ⅱ 등과 함께 다층적 복합 방어체계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한국형 아이언돔 '장사정포 요격체계' 시뮬레이션 화면. 국방부 제공

LAMD는 여러 장소에 유도탄 발사대를 설치해 돔(둥근 지붕) 형태의 방공망으로 둘러싸 날아오는 장사정 포탄을 요격하는 개념이다. 한국판 ‘아이언돔’으로도 불린다.

항공통제기 E-737,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중거리 지대공 요격미사일인 천궁-II, 패트리엇(PAC-2, PAC-3) 미사일 등 기존 주요 방어체계도 소개됐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초음속 순항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M-SAM II)의 전력화 사실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군은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 세계 7번째의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초음속 순항미사일 전력화,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등 우리 군의 전략적 타격체계가 괄목할만하게 증강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타격체계의 효과적인 운용을 위해 글로벌호크(HUAV·고고도 무인정찰기), E-737 항공통제기 등 다양한 감시·정찰 수단을 전력화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L-SAM 시험발사 성공과 M-SAM II 전력화 등 미사일 방어체계의 토대를 구축한 것도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f-35a 스텔스 전투기. 국방부 제공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한 주요 공중전력의 비행 장면도 영상에 포함됐다. F-35A는 스텔스 기능으로 적지에 은밀히 침투해 핵과 미사일 시설, 전쟁 지휘 시설 등 핵심 표적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방공망이 취약한 북한이 가장 위협적으로 느끼는 무기로 평가된다. 현재 40대가 현장에 배치돼 있다.

군은 “이러한 요격체계는 탐지체계(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항공통제기·이지스구축함), 지휘통제체계(탄도탄 작전통제소)와 함께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의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장관은 이 자리에서 강력한 국방력을 유지하는 것이 평화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재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우리의 안보에 시사하고 있는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며 “북한이 올해 8차례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우리 군의 억제·대응능력을 지속해서 보강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의 국방역량을 구축해 강한 국방으로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