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관순 열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논란이 일었던 시를 공유한 뒤 삭제했다.
이 의원은 1일 SNS에 “3월 1일 오늘이면 유관순 열사가 여전히 태극기를 흔들고 서 있는 것 같다. 일제에 항거해 분연히 일어섰던 선열들을 기리며 시 한 편 올린다”며 정호승 시인의 시 ‘유관순’을 공유했다.
해당 시는 “그리운 미친년 간다. 햇빛 속을 낫질하며 간다”는 시구로 시작해 “그리운 미친년 기어이 간다. 이 땅의 발자국마다 입 맞추며 간다”라고 맺는다.
이 의원은 해당 시 뒤에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일제 강점기라는 엄혹한 상황에서도 애국충정으로 민족의 밝은 등불이 돼주셨던 선열들의 뜻을 받들고 그 정신을 계승하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3·1절 103주년, 독립운동에 나섰던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헌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선조들의 정신을 잊지 않고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예우에 부족함이 없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올린 시는 유관순 열사 명예훼손 논란이 일어 원작자인 정호승 시인은 지난 2013년 시 발표 35년 만에 공식으로 사과했다. 정씨는 중앙일간지 광고란에 사과문을 게재해 “특정 낱말(그리운 미친년, 바람난 어머니, 창녀, 문둥이)을 사용함으로써 35년 동안이나 유관순 열사의 고귀한 명예를 욕되게 하고 애국애족의 순국 정신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호승의 이름으로 발간되는 어떠한 시집에도 연작시 ‘유관순’이 영구히 게재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시인으로서 석고대죄하며 참회하고 사죄드려야 마땅한 일”이라며 “포털사이트에도 이 시가 게재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시와 관련된 논란이 커지자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 의원은 “사과드린다. 3·1절을 맞아 올린 게시물에 부적절한 시를 인용해서 물의를 빚었다”며 “해당 시의 맥락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시인이 사과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관순 열사나 선열들을 폄훼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사과를 전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