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으로 위기에 직면한 우크라이나가 1000만 달러(약 123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 기부금을 모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별도의 수수료가 필요 없고 절차가 간편하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기부에 동참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테더(USDT) 지갑 주소를 기부금 모금 용도로 공개했다”며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의 암호화폐 지갑에 1020만 달러(123억원)가 모였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6일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함께해 달라”며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로 기부를 받는다며 지갑 주소를 게시했다. 테더는 달러와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정부는 비트코인이나 페이팔 등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긴급 상황인 만큼 비교적 송금 방식이 간편한 비트코인을 받기로 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모금된 기부금을 군사력 증진을 위해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부단체인 ‘살아 돌아와라(Come Back Alive)’ 등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비트코인 후원을 하고 있다. 엘립틱의 톰 로빈슨은 “가상화폐는 국제적인 성금 모금에 잘 맞는다”며 “송금 차단도 통하지 않기 때문에 거래를 가로막을 중앙화된 당국이 없어 국경을 초월하는 기부를 가능하게 한다”고 CNBC에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으로 우크라이나를 돕는 손길이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 한재원(33)씨는 최근 비트코인으로 우크라이나 기부에 동참했다. 한씨는 “기존 후원과 기부는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과 환전 수수료와 같은 비용이 들어 불편하다”며 “암호화폐를 통한 기부는 기부 대상 지갑에 돈을 보내줄 수 있어 간편하다”고 말했다.
유성욱(38)씨도 기부에 참여했다. 유씨 역시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어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현금과 달리 환전이 필요 없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힌 공식 채널을 통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국내 누리꾼들은 암호화폐를 이용한 기부 행렬에 “비트코인의 순기능이다” “범죄가 아니라 기부에 사용된다니” 등의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민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