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된 러시아군 “훈련인 줄 알아…어린이도 죽였다”

입력 2022-03-01 10:51 수정 2022-03-01 12:58
러시아군 포로가 어린이를 죽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공식 트위터 캡처

러시아가 닷새째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어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러시아 군인이 전쟁 참여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한 영상이 공개됐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식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러시아군 포로는 “이곳이 우크라이나인지는 몰랐다”며 “군사훈련으로 알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속았다”고 말했다. 해당 포로의 말이 사실이라면 러시아 정부는 이들을 속인 채 전쟁에 참여시킨 셈이다.

다른 러시아군 포로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향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울먹이기도 했다. 두 팔이 결박된 병사들이 “침공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말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에 포위된 러시아 병사가 한 시민으로부터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뒤 부모와 전화 통화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영상도 SNS에 올라왔다.

실제로 CNN 등 외신은 러시아 군인들의 가족 또한 이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사실을 알지 못해 논란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또 침공에 투입된 러시아 군인 중에는 장비도 갖추지 못한 이들이 다수 포함됐다고도 전했다.

눈 부분이 테이프로 감긴 러시아군 포로가 우크라이나 침공 사실을 모른채 참전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공식 트위터 캡처

민간인을 살해했다고 고백한 영상도 올라왔다. 볼고그라드 출신이라 밝힌 한 러시아군 포로는 손이 묶인 채 자신의 활동 내용을 이야기했다. 그는 “어린이를 살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는 다수 보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힌 피해 상황에 따르면 어린이 14명 등 민간인 352명이 사망했고 민간인 부상자는 총 1684명이다. CNN은 “러시아군이 무차별적으로 민간지역과 병원 등 보호시설을 공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유치원에서는 러시아군의 불발탄이 발견되기도 했다.

전쟁 중 민간인 살해는 엄연히 국제법 위반이다. 현행 전시국제법에는 ‘군사작전은 교전자만을 상대로 하며 교전자가 아닌 민간인이나 포로, 상병자 등은 전쟁 중에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공격을 비판하고 있다. 각국 정상들은 러시아 침공행위를 규탄하고 경제 제재를 발표했다. 시민사회에서도 러시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주요 도시인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도 전쟁 반대 시위가 열렸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