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대표팀 합류키로…심석희와 ‘불편한 동거’

입력 2022-02-28 22:01 수정 2022-02-28 22:08
한국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최민정(왼쪽 사진)과 심석희. 연합뉴스

막말·고의충돌 등 논란을 빚으며 심각한 갈등을 빚은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간판 최민정(24·성남시청)과 심석희(25·서울시청)가 재회한다.

최민정 소속사인 올댓스포츠 측은 28일 “최민정은 예정대로 대표팀에 합류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라며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정한 입촌일(3월 2일)에 충북 진천선수촌으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민정과 심석희는 2일부터 선수촌에서 합숙생활을 하게 됐다. 두 선수가 만나는 건 심석희가 대표팀에서 분리 조처된 지난해 10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두 선수는 쇼트트랙 여자대표팀의 간판스타였다. 동료이자 경쟁자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한국 여자 쇼트트랙을 이끌었다.

그러나 심석희와 전 대표팀 코치 A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주고받았던 사적인 메시지가 지난해 10월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두 선수는 씻기 힘든 갈등을 겪었다.

심석희는 당시 최민정과 김아랑(27·고양시청) 등 대표팀 동료들에 대해 욕설을 섞어가며 험담했다. 또 경기 중 최민정을 일부러 넘어뜨리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보냈다. 실제로 심석희는 평창올림픽 여자 1000m 결승에서 최민정과 충돌해 함께 넘어졌다.

2018 평창올림픽 여자 1000m 결승에서 최민정과 심석희가 충돌해 넘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메시지가 공개된 뒤 최민정과 김아랑은 큰 충격을 호소했다. 특히 최민정은 소속사를 통해 고의 충돌 의혹을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심석희는 당시 대표팀 B 코치로부터 심각한 학대를 받아 정서상으로 불안정했고, 메시지 내용이 우발적인 감정 표현이었다며 두 선수에게 사과했다.

최민정과 김아랑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민정은 심석희가 끊임없이 연락을 시도하고 있고, 이런 행동 자체가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심석희를 대표팀에서 제외했다.

이후 최민정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심석희는 선수 자격 2개월 정지의 징계를 받고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했다.

심석희가 대표팀 합류 의사를 밝힌 건 지난 21일 징계를 마친 이후다. 심석희의 합류 소식을 듣고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던 최민정은 훈련 개시일을 이틀 앞두고 대표팀 합류를 선언했다.

극심한 갈등을 빚은 두 선수가 정상적으로 팀 훈련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계주 종목에 함께 출전할 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세계선수권대회는 다음 달 18일부터 20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다. 두 선수는 여자 500m, 여자 1000m, 여자 1500m 등 개인전과 계주 출전 자격을 갖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