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여론 결집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게 됐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2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어려워진 것을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단일화의 끈을 저희가 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 물밑 접촉과 관련해 “전에도 사실 끊어졌다고 했는데 이어진 부분도 있고, 시간이 며칠 있으니까”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에서는 대선이 불과 9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물리적으로도 단일화가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4자 구도를 상정하고 윤 후보 지지세를 결집시켜야 하는 상황에 몰린 셈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더 이상 단일화 논의에 목을 매기보다는 우리 길을 가야 할 시점”이라며 “정권교체를 위해서 투표해야 한다는 점을 국민께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본부장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실수하지 않게 조심하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을 온전히 투표장에 모셔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4자 구도보다 단일화 시 더 박빙이라는 여론조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7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 지지율은 37.2%, 윤 후보는 42.3%였다. 안 후보는 11.0%,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3.5%를 기록했다. 윤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엔 윤 후보 44.8%, 이 후보 40.4%, 심 후보 7.8%로 조사됐다. 단일화 시 윤 후보와 이 후보 간 격차가 4.4% 포인트로, 단일화를 안했을 때 격차(5.1% 포인트)보다 작은 것이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화를 한다고 안 후보 지지세가 오롯이 윤 후보에게 오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