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시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협상 기대에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28일 22.42포인트(0.84%) 오른 2699.18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별 동향을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2890억원, 외국인은 898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국내 주식을 내다 팔던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한 점이 눈에 띈다. 기관은 3715억원 순매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 기대감과 개인 저가매수 유입에 상승했다”며 “기관이 현물 매도세를 키우는 가운데, 개인이 저가 매수로 방어하며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협상 기대감이 반영되며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1. 원전주
문재인 대통령이 향후 60년간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원전 관련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보성파워텍은 가격제한폭(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전날보다 29.81%(1185원) 오른 516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한신기계(19.02%), 일진파워(17.75%), 서전기전(16.78%), 우진(14.64%), 우리기술(13.10%), 한전산업(7.33%), 한전기술(4.45%) 등 원전주로 분류되는 종목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년 동안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이 지연되고 있는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를 지목하며 “이른 시간 내에 단계적으로 정상 가동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원전 업종의 주가 향방은 오는 3월 9일 대선 승자에 따라 갈릴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가동 중인 원전을 계속 사용해도 신규로 건설하지 않는 ‘감원전 공약’을 제시했다. 반대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윤 후보의 당선은 건설, 원전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 현대차그룹주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경제 제재를 선언하자 현대차그룹 주가가 큰 폭의 변동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0.57%(1000원) 오른 17만50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2%대 내림세를 보이며 52주 신저가까지 하락했으나 반발 매수세가 들어오며 상승 전환했다. 다른 현대차그룹주인 기아(0.00%), 현대모비스(-0.44%), 현대위아(-2.24%) 역시 장중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으나 하락 폭을 축소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일부 러시아 은행을 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WIFT는 1만1000개가 넘는 전 세계 금융기관이 안전하게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쓰는 전산망이다. 여기서 배제되면 러시아 금융기관들은 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전면 중단된다. 이는 사실상 국제금융거래망에서 퇴출당하는 것이라 러시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언급돼 왔다.
삼성증권은 러시아 규제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최대 손실이 각각 2000억원, 2500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결제 시스템에서 제외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러시아 수출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3개월 이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상한다는 시나리오가 진행된다면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에는 러시아발 위험이 충분히 반영됐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러시아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한 점, 현대차 러시아 공장이 유럽에서 상당 부분의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3. 두산중공업 [034020]
두산중공업이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난다는 소식에 10%대 급등세를 보였다. 두산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10.05%(1900원) 오른 2만800원에 종료했다. 장 초반 2만1900원까지 상승했으나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우선주인 두산2우B(29.90%)를 비롯해 두산퓨얼셀2우B(16.90%), 두산(15.71%), 두산우(12.43%) 등 다른 두산그룹주도 대거 급등했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채권단과 두산그룹 간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MOU)에 따른 관리체제를 28일부터 종결한다고 27일 발표했다. 두산중공업이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3월 유동성 위기에 빠져 산은에 긴급 자금지원 요청을 한 지 23개월 만에 구조조정에서 탈출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두산중공업을 “계열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10년 동안 약정 조기 종결 사례는 2014년 6월 산은과 3년 만기 재무약정을 맺은 2년 만에 끝낸 동국제강뿐이다. 대신증권은 “구조조정 완료로 수주, 실적의 지속성이 확보됐다. 신사업 변동성이 유일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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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