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 파워!’ 이정재·정호연, 美배우조합상 남녀주연상

입력 2022-02-28 16:16 수정 2022-02-28 16:26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주연을 맡은 배우 이정재(왼쪽)와 정호연이 27일(현지시간)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각각 TV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미국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드라마가 SAG 수상 후보에 오르고 수상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모니카 바커 행어 이벤트홀에서 열린 제28회 SAG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의 주연을 맡은 배우 이정재와 정호연이 각각 TV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드라마에서 주인공 기훈 역을 맡은 이정재는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제레미 스트롱·키에란 컬킨, ‘더 모닝 쇼’의 빌리 크루덥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무대에 오른 이정재는 “오 세상에”라는 감탄사를 내뱉은 뒤 “너무 큰 일이 내게 벌어졌다. (수상 소감을) 많이 써왔는데 읽지를 못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오징어게임’을 사랑해주신 세계 관객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10여년 간 모델로 활동하다가 드라마 데뷔작으로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 정호연은 수상자로 호명되자 눈물을 보였다. 정호연은 “정말 감사드린다. TV와 스크린을 통해 많은 배우들을 관객으로서 보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면서 “이 자리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정호연은 ‘더 모닝 쇼’의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 ‘더 핸드메이즈 테일’의 엘리자베스 모스, ‘석세션’의 세라 스누크와 TV 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두고 경합했다. 이날 정호연은 루이비통 드레스에 한국의 멋을 표현하기 위해 같은 천으로 만든 댕기를 착용해 시선을 끌었다.

드라마 출연진은 TV 시리즈 부문 스턴트 앙상블상도 수상했다. 스턴트 앙상블상은 최고의 액션 호흡을 보여준 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오징어 게임’은 ‘코브라 카이’와 ‘팰컨 앤드 윈터 솔져’ ‘로키’ ‘메어 오브 이스트 타운’을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드라마는 시상식 최고 영예인 앙상블상 후보에도 올랐으나 ‘석세션’에 상을 내줬다.

SAG는 미국작가조합상(WAG), 미국감독조합상(DGA), 전미영화제작자조합상(PGA)과 함께 미국 4대 영화 조합상으로 꼽힌다. 배우 회원들이 동료 배우의 연기력을 인정하는 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외신들은 ‘오징어 게임’의 수상 소식을 전하며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SAG 시상식을 휩쓴 점을 강조했다. 영화 부문에서는 지난 2020년 ‘기생충’의 배우들이 비영어권 최초로 앙상블상을, 지난해 ‘미나리’의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각각 수상했다.

미국 연예 매체 베니티 페어는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시리즈 중 하나인 ‘오징어 게임’이 시상식의 역사를 새로 썼다. 비영어 시리즈 최초, 한국어 작품 최초의 수상작이 됐다”면서 “이번 수상은 SAG 역사상 중요한 첫 번째 승리이며 하반기 예정된 에미상의 더욱 강력한 후보작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