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은 지난해 초 창작극 개발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창작공감’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운영됐던 ‘작가의 방’ ‘희곡 우체통’을 각각 ‘창작공감: 작가’ ‘창작공감: 희곡’으로 바꾸고 ‘창작공감: 연출’을 신설함으로써 체계적인 작품 개발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희곡 익명상시투고 제도인 ‘창작공감: 희곡’을 통해 지난해 145편의 투고작에서 선발한 4편이 지난달 18일~20일, 25일~27일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낭독공연으로 선보인 데 이어 ‘창작공감: 작가·연출’을 통해 1년간 개발한 6편이 오는 9일부터 5월 1일까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이번에 선보이는 6편은 지난해 3월 공모를 통해 선발된 작가 김도영·배해률·신해연, 연출가 강보름·김미란·이진엽 등 6명의 결과물이다. 국립극단은 지난 1년간 동시대 창작극 탄생을 위해 이들에게 작품 개발 기회 및 두 차례의 낭독회 및 쇼케이스를 제공함으로써 관객도 창작과정을 공유하도록 했다.
국립극단은 소극장 판에서 오는 9~20일 신해연 작·동이향 연출 ‘밤의 사막 너머’와 김미란 구성·연출 ‘이것은 어쩌면 실패담, 원래 제목은 인투디언노운(미지의 세계로, 엘사 아님)’에 이어 30일~4월 10일 김도영 작·신재훈 연출 ‘금조 이야기’와 이진엽 연출·공동창작 ‘커뮤니티 대소동’을 선보인다. 그리고 4월 20일~5월 1일 배해률 작, 이래은 연출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와 강보름 구성·연출 ‘소극장판-타지’가 선보인다. 6편이 공연되는 동안 백성희장민호극장 로비에서 1년간의 작품 개발 과정을 이미지와 그래픽으로 전시하고 2대의 대형 모니터를 사용하여 창작 과정 기록 영상을 보여주는 전시도 열린다.
첫 주자로 관객과 만나는 ‘밤의 사막 너머’는 보리라는 옛 친구를 찾아 꿈의 공간으로 먼 길을 떠나는 한 여자의 이야기로 우울과 공존하는 긴 밤을 그리며, ‘이것은 어쩌면 실패담…’은 ‘창작공감: 연출’의 2021년 주제인 ‘장애와 예술’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농인 배우와 청인 배우가 각각 1명씩 출연해 각자의 언어인 수어와 구어로 소통하며 농인 배우 박지영에 대한 연극을 함께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창작극을 꾸준히 개발하고 공연하는 것은 국립극단의 큰 과제 중 하나다. 이를 위해서는 예술가들에게 창작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이번 ‘창작공감: 작가·연출’은 이러한 기조에서 창작극을 개발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으로, 긴 시간을 거쳐 만든 본 공연을 통해 동시대 화두를 다루는 다양한 극들이 관객과 성공적으로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