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스스로 지켜낼 힘 갖춰야…어떤 위협도 막을 것”

입력 2022-02-28 14:42 수정 2022-02-28 15:11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경북 영천시 육군3사관학교에서 열린 제57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졸업생도들의 경례에 거수경례로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지켜낼 힘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교훈 삼아 자주 국방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북 영천 충성대 연병장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 축사를 통해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서 이룬 것”이라며 “북핵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바꿔내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강한 국방력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안보의 부담이 가장 큰 나라”라면서 “당장은 남북 간 전쟁 억지가 최우선의 안보 과제이지만 더 넓고 길게 보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 자체가 언제나 엄중한 안보환경”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세계 6위의 국방력을 갖추고 ‘국방개혁 2.0’을 통해 최첨단 과학 기술군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조기경보기, 이지스함, 고성능 레이더는 한반도 주변의 안보 상황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초음속 순항미사일, 고위력 탄도미사일, F-35A를 비롯해 유사시에 대비한 초정밀 타격 능력 또한 강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세계 8번째로 최첨단 초음속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를 출고했고 세계 7번째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며 “최근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고, 어떠한 위협도 빈틈없이 막아낼 한국형 아이언 돔과 미사일 방어체계도 든든하게 구축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내외 정세가 불안정해진 상황에서 우리 군의 사기를 다시 한번 정비하고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안보 무능’이라고 공격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경북 영천시 육군3사관학교에서 열린 제57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임관장교에게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청년 장교 여러분이 바로 새로운 전투체계와 전략을 운용할 주역”이라면서 “최고의 군사전문가가 되어 ‘한계를 넘는 초일류 육군’ 건설에 앞장서고, 우리의 국력과 군사력에 걸맞은 책임 국방으로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만드는 주역이 돼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 장교들에게 당부한다. 자신보다 부하 장병을 먼저 생각하며 솔선수범하는 지휘관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한사람, 한사람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며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전우애는 서로를 아끼고 배려할 때 커진다. 강한 군대는 전 장병이 굳건한 전우애로 혼연일체가 될 때 완성된다. 인권이 존중받는 선진병영문화를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당부했다.

현직 대통령의 3사관학교 임관식 참석은 2010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육·해·공군과 간호사관학교, 육군3사관학교까지 재임 중 5개 사관학교 임관식을 모두 참석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기존 육군 중심의 군 문화에서 벗어나 각 군별 자긍심을 균형있게 고취시킨다는 취지가 담겼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인 2018년 3월6일 육군사관학교 임관식을 시작으로 매년 각 군별 임관식에 직접 참석해 생도들을 격려했다. 해군사관학교(19년 3월 5일)·공군사관학교(20년 3월 4일)·간호사관학교(21년 3월 5일) 임관식을 찾았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