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측, 단일화 일지 공개에 “선의로 내민 손 잘리는 충격”

입력 2022-02-28 14:08 수정 2022-02-28 15:32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과의 단일화 결렬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2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이 단일화 물밑협상 내용을 공개한 것을 두고 “제발 단일화의 손을 잡아달라고 간청해서 선의를 갖고 손을 내밀었다가 마치 제 손목이 잘려나가는 불쾌감과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의적으로 만든 협상 경과 일지를 공개한 데 대해 강력하게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본부장은 “협상 경과 일지를 보면서 마치 수사기관의 허위 조서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그동안 그분들이 호소했던 단일화 진정성은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완주 선언 이후 (윤 후보 측이) 대화 재개를 간곡하게 요청해 선의를 갖고 진의를 파악하고자 만났는데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까발리는 것은 정치 도의와 윤리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 측이 전날 발표한 내용도 반박했다.

우선 이 본부장은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 건에 대해서는 마치 최 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단일화 조건을 제시한 것처럼 정리해놨는데, 최 위원장은 윤 후보의 말씀을 주로 들었을 뿐 어떤 선제안도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후보 측이) 협상을 통해 합의문이 있는 듯 이야기를 흘리고 있는데, 거듭 확인해 드리지만 윤 후보 생각을 듣고 우리 후보가 판단할 때 내용이 불충분하고 신뢰가 어렵다는 최종 결정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본부장은 “협상 일지를 보면 성일종, 인명진, 이철규 등 다양한 협상 채널이 가동된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시키고 있다”며 “성일종, 이철규 두 분이 윤 후보와 어떤 관계 속에서 협상을 진행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인명진, 신재현 두 분에 대해선 안 후보가 공식적으로 협상 관련 일을 하지 말라고 자제를 요청한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해 안 후보가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려 일지를 일방적으로 작성하고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윤 후보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단계부터 공동 인사권 행사 등을 제안했고 이를 안 후보도 수용했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서도 합의한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본부장은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인수위 문제, 행정부 운영 문제, 정당 간의 문제, 합당에 대해 윤 후보가 가진 구상을 저희가 들은 것”이라며 “들은 내용을 제가 돌아가서 안 후보께 말씀드린 것이지 합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윤 후보 측은 어떻게든지 여론조사 경선만은 빼달라는 입장이었고, 안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은 단일화하는 아주 기본 조건(이라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