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이정재·정호연, 美 배우조합상 점령

입력 2022-02-28 13:42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수상자 이정재(왼쪽)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정호연과 손을 맞잡고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

배우 이정재와 정호연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나란히 미국배우조합상(SAG)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배우가 SAG 주연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이정재와 정호연은 28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 바커행어 행사장에서 열린 제28회 SAG상 시상식 드라마 시리즈 부문에서 각각 남우·여우주연상을 받았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대한민국의 이정재가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음을 짓고 있다. 연합

주인공 ‘성기훈’역으로 활약한 이정재는 수상 뒤 “오징어 게임을 사랑해주신 세계의 관객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제게 너무 큰 일이 벌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 부문에서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등과 경쟁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정호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감정이 북받쳐 울먹이고 있다. 연합

이어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정호연은 눈물을 흘리며 무대에 올라 “너무 감사드린다. 많은 배우분을 관객으로 TV에서 스크린에서 봤는데 그분들을 보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이 자리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오징어게임 사랑한다”며 함께한 배우들을 한 명 한 명 호명했다.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에서 탈북자 출신 ‘강새벽’역을 맡아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동시에 찬사를 받았다. ‘더 모닝쇼’의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핸드메이드 테일’ 엘리자베스 모스, ‘석세션’의 사라 스눅 등 쟁쟁한 배우들과 여우주연상을 두고 경쟁했다.

‘오징어 게임’은 이정재와 정호연 수상에 앞서 스턴트 앙상블상을 받았다. SAG 대상 격인 앙상블상에 후보에도 올랐지만 최종 수상은 브라이언 콕스 주연의 ‘석세션’에 돌아갔다. ‘오징어 게임’은 스턴트 앙상블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앙상블상 4개 부문 후보에 올라 이 중 3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획득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 참석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출연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SAG는 미국 배우 회원들이 동료 배우의 연기력을 인정하는 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영화 부문 연기상을 받은 배우는 할리우드 최고 영예인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쥐는 경우가 많아 ‘미리 보는 오스카’로 평가받기도 한다. 특히 앙상블상은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준 드라마 출연 배우 전체에게 주는 상이다. 지난해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영화 부문에서 앙상블상을 수상했다.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을 놓고 게임을 벌이는 벼랑 끝에 선 456명의 참가자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해 9월 17일 공개된 후 4주 만에 16억5000만 시간 이상의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흥행한 시리즈로 평가받고 있다. 제작비 약 2100만 달러(약 250억원)가 투입된 이 드라마의 가치는 현재 약 9억 달러(약 1조700억원)에 달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