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미녀, 중국 오면…” 中 SNS에 올라온 악플들

입력 2022-02-28 11:34 수정 2022-02-28 13:50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한 건물 안에 있는 대피소에서 한 여성이 아이와 개를 안고 누워있다. 마리우폴=AP/뉴시스

중국 SNS에서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악성 댓글 및 허위정보가 유통돼 업체들이 차단에 나섰다.

중국 SNS인 위챗은 지난 25일 공식 계정을 통해 “이용자들이 글로벌 뉴스 이벤트를 무례한 정보들을 게시할 기회로 삼고 있다”며 “글로벌 이벤트에 대해 논할 때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태도, 깨끗하고 올바른 분위기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위챗은 자극적 내용과 거짓 정보를 게시한 계정들을 정지시켰다며 “우크라이나 미녀들이 중국으로 오고 있다. 그들을 기꺼이 받아주겠다” 등 부적절한 글들이 게시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터넷 당국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도 위챗의 이 공지를 공유했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의 한 기차역에서 한 남성이 우크라이나 서부로 출발하는 열차에 탑승할 여성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크라마토르스크=AP/뉴시스

같은 날 웨이보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자극적 내용을 올린 105개 계정을 임시 폐쇄했다고 밝혔다.

영상 공유 플랫폼인 더우인도 총 6400건의 부적절한 동영상 및 생방송 중 전쟁을 미화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을 조롱한 사례 1620건 등을 적발해 계정 사용 중단 조치 등을 취했다고 발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지 않는 가운데 중국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지 사태에 대한 우려와 분노, 동정과 조롱을 쏟아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우크라이나 여성 난민을 기꺼이 돌봐주겠다’는 남성 이용자들의 댓글에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있는 중국인들은 현지에서 중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하면서 신변에 대한 우려를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 중국 유학생이 웨이보에 올린 “제발 전쟁에 대한 조롱을 멈춰라. 당신이 밀크티를 마시며 집에서 조롱이나 할 때 전쟁터에 있는 당신의 동포들이 그 조롱의 대가를 치른다”는 글이 수만번 공유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도 위챗 계정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을 이해해야 하며 도발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