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우크라이나’ 발언을 두고 “‘경험 없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해서 이렇게 됐다’며 외국 국가 원수를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날 보수 텃밭인 경북 포항을 방문해 북포항우체국과 죽도시장을 찾았다.
북포항우체국 유세장에 모인 만 명 가까운 시민은 “윤석열! 윤석열!”이라며 응원을 쏟아냈다. 윤 후보는 ‘어퍼컷 세레머니’로 화답했다. 죽도시장을 방문해서는 “영덕 대게 10마리를 먹은 듯 힘이 난다”고 외쳤다.
윤 후보는 북포항우체국 앞에서 유세차에 올라 “(이 후보가) 우크라이나 러시아 침공에 대해 힘도 없는 우크라이나가 얌전하게 있지, 러시아를 자극해서 침공받았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를 두고 “우리가 한 말에 일본을 자극해서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가 됐느냐”며 “힘 가지고 남의 나라 침공하는 것은 약자가 자극해서 일어난 일인가”라고 비꼬았다.
이 후보는 지난 25일 TV토론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6개월 된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결국 충돌했다”고 발언했다.
윤 후보는 “경험 없는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해서 이렇게 됐다고 외국 국가원수를 모독해서 대한민국 정치판에 죽자고 항전하는 외국 대통령을 소환해댔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미국 인터넷에서 개망신을 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초보 정치인’으로 자신을 빗대며 비꼰 데에는 “우크라이나의 오래된 정치인들, 고위 관료들은 러시아가 침공하니 전부 국외로 도망갔지만, 초심자인 대통령이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결사항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격려해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 후보는 북한이 이날 동해상에 탄도미사일을 쏜 상황을 들며 문재인정부의 실정도 부각했다.
윤 후보는 “종전선언만 외치며 북한에 아부하면 우리 안보가 지켜지고 국민 안전이 보장되느냐”며 “북한이 비대칭 전력인 핵을 개발, 미사일로 탑재해 남한을 차곡차곡 준비해나가고 있는데 민주당 정치인들은 ‘재래식 전력이 (남한보다) 떨어져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떠든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건 한방이면 나라 전체가 날아가는데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가 성인지감수성 예산을 30조원 썼다는데, 그중 일부만 떼어도 핵 위협을 안전하게 중층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켜세우며 보수 민심에 호소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포항에, 울산에 갈 때마다 늘 생각나는 분이 박정희 대통령”이라며 “모래 허허벌판에 제철소를 세워서 지금 대한민국이 이만큼 왔다”고 말했다. 동남권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언급하며 “우리 박정희 대통령이 정말 잘하신 것”이라고도 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에 좀 복귀하는 듯한 정책을 발표했다”라며 “자기들의 탈원전 정책이 잘못됐음을 시인한 것과 동시에 립서비스라고 봐도 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경북 영주를 시작으로 안동 ·영천·경산·경주·포항에서 유세를 펼칠 예정이었으나 포항 외에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윤 후보는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포항=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