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금이라도 안철수 시간·장소 정해주면 차를 돌려 찾아뵙겠다”

입력 2022-02-27 14:04 수정 2022-02-27 14:1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협상과 관련해 “안타깝게도 오늘 아침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안 후보께서 시간과 장소를 정해주신다면 제가 지방에 가는 중이라도 언제든지 차를 돌려 직접 찾아뵙겠다. 안 후보와 흉금을 터놓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며 최종 타결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이 시간까지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진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가 직접 단일화 협상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윤 후보는 단일화 결렬 통보 이유에 대해 “이유는 저희도 알 수가 없다”며 “(저희가) ‘이유가 뭐냐’고 하니 그쪽에서도 ‘이유를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이런 답변을 받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지금까지 단일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제가 이걸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게 단일화 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후보 단일화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제는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를 열망해오신 국민들께 그간 경과를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단일화 협상 과정을 상세히 밝혔다. 그는 “어제 양측의 전권 대리인들이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회동을 했고 최종 합의를 이뤄서 저와 안 후보에게 보고가 됐다”며 “회동 일정을 언제할 것인지 조율만 남아 있는 상태였는데, 다시 저녁에 그동안 완주 의사를 표명해온 안 후보께서 완주 철회를 위한 명분을 조금 더 제공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안 후보의 자택을 방문해서 정중한 태도를 보여드리겠다고 전달했는데 거기에 대한 답은 듣지 못했다”며 “그 후 안 후보께서 목포로 출발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27일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방문 등 전남 목포 일정이 예정돼 있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는 “양쪽의 전권 대리인들은 또 다시 오늘 새벽 0시40분부터 새벽 4시까지 협의를 진행했다”며 “양쪽 후보의 회동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 측으로부터 ‘오늘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안 후보에게 회동을 공개 제안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저는 이를 수락했다”며 “양측 전권 대리인들이 오늘 아침 7시까지 회동 여부를 포함한 시간과 장소를 결정해서 통보해주기로 협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두 후보의 대리인들이 협의를 이어가며 야권 단일화는 성사 문턱까지 갔지만 안 후보가 이날 오전 9시 단일화 결렬을 통보하며 무산됐다는 게 윤 후보의 설명이다.

윤 후보의 단일화 ‘전권 대리인’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맡았다. 안 후보의 대리인은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담당했다고 한다. 윤 후보는 “장 의원은 매형과 안 후보가 카이스트 교수인데 가까운 사이로 저도 알고 있었다”며 “서로 의사 전달하기가 편하지 않겠나 생각을 했고. 안 후보께서도 이쪽에서 장 의원을 협의 채널로 하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또 “양쪽의 협의는 안 후보께서 지난 13일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하시기 이전부터 시작이 돼 왔다”며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제안을 하기 전날 장 의원이 이 본부장으로부터 ‘여론조사 단일화 방식으로 제안할 텐데 그건 협상의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얼마든지 우리가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듣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전권 대리인들 사이에 단일화 협의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얘기는 한번도 나온 적이 없다”며 “(여론조사) 역선택을 막고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전혀 협상 테이블에 오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문동성 구승은 기자 theMoon@kmib.co.kr